수입 의존하던 풀사료 ‘알팔파’, 이제는 국내에서 생산

한우‧젖소 농가가 가장 선호하는 풀 사료 ‘알팔파’… 내년부터 종자 보급 계획, 향후 사료 가격 안정 및 농가 소득 향상 기대

2024-07-12     전승완 기자
농촌진흥청이

매일일보 = 전승완 기자  |  농촌진흥청은 그동안 전량 수입해온 풀사료 ‘알파파’ 품종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안정재배 기술과 건초 생산 기술을 함께 확보해 국내 자급 기반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알팔파’는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작물로, 생산성과 사료가치가 우수해 ‘풀사료의 여왕’이라 불린다. 전 세계 대표적인 풀사료로 이용돼 왔으며, 국내 젖소와 한우 사육 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풀사료로 꼽힌다. ‘알팔파’는 국내 재배가 되지 않아 수입에 의존했으며, 10년간 건초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최근에는 국외 상황에 따라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알팔파’ 재배를 위해 과거 산지 위주로 시도된 적이 있으나, 약산성의 토양과 낮은 비옥도, 물 빠짐 불량 등으로 실패하며 국내에서의 재배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알팔파’ 재배지를 빠르게 넓히기 위해 논에서의 벼 뒷그루 작물로 안정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 토양 비옥도와 물 빠짐 문제를 줄일 수 있는 재배지 선정과 필수 양분을 포함한 시비 방법을 개발하고, 파종시기 및 방법, 잡초 및 해충 방제 기술도 마련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2015년부터 ‘알팔파’ 국내외 유전자원 44품종을 수집하고, 인공교배와 우수형질 선발을 통해 품종 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2018년 우수 계통을 최종 선발해 2021년부터 생산성 검정과 지역 적응성 시험을 실시했으며, 올해 국내 환경에서 잘 자라는 ‘알파원’과 ‘알파킹’ 2품종을 개발했다. 또 신품종 ‘알파원’, ‘알파킹’과 세계 대표 품종으로 알려진 ‘버널’의 사료가치와 생산성 등을 비교(건물 기준)했다. 조단백질 함량은 2품종 모두 20% 이상으로 ‘버널’(18%)보다 높았으며, 소화율은 ‘알파원(85.6%)’과 ‘알파킹(79.5%)’이 ‘버널(71.5%)’보다 월등히 우수했다. ‘알파원’은 월동률 등 국내 환경 적응성이 우수해, 1회 수확 시 생산성은 ‘버널’보다 5% 높았다. ‘알파킹’은 초기 자람 속도가 빠르고 재생력이 우수해, 연 4회 수확 시 생산성이 ‘버널’보다 11% 높았다. 국내 축산농가에서 가장 선호하는 저장 풀사료는 건초로, 수분이 낮아 저장과 사료배합이 편리하며 무게도 가벼워 유통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수확기 국내 날씨가 자연 건초를 생산하기 어려워 지난해 ‘열풍건초 생산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다. ‘열풍건초 생산 시스템’으로 생산한 '알팔파' 건초를 젖소에 먹인 결과, 사료 섭취량과 우유 생산량 면에서 수입산을 대체하기에 충분했으며, 무엇보다 농가에서는 구입비용을 수입 ‘알팔파’ 건초보다 많게는 44%까지 줄일 수 있다. 국내 ‘알팔파’ 생산 기반 구축과 올해부터 시행한 전략작물직불제로 ‘알팔파’ 재배와 건초 생산이 활발해지면 풀사료 수급 불안 해소와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동시에 풀사료 생산 농가의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알파파는 습해에 취약하므로 물 빠짐이 잘 되지 않는 토양에서는 관련 시설 구비가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추가적으로 장마철 적응성과 생산성을 검토해 연중재배의 가능성도 확인할 방침이다. ‘알파원’과 ‘알파킹’은 종자보급의 첫 단계인 품종보호출원을 완료했으며, 올해 가을 농가 실증사업으로 종자를 공급할 수 있도록 종자 채종포(10ha)를 조성했다. 현재 종자 생산 전문업체에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024년부터는 국내 농가에 종자가 보급돼 생산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박범영 원장은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알팔파 안정 재배기술과 신품종이 국내 농가에 널리 보급돼, 생산비 절감과 축산업경쟁력강화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