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정상화 여야 협의체’ 성사 불투명
민주 거듭된 요구에도 새누리는 ‘시큰둥’
2014-11-26 김민정 기자
[매일일보 김민정 기자]여야는 26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해 양당 대표가 전날 논의했던‘ 정국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의체’에 대해 온도차를 보였다.민주당은 여당을 향해 “정국정상화의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고 제안을 수용할 것을 거듭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이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 지도부가 한자리에 앉아서 특검과 특위 법안과 예산, 기초지방선거에서의 정당공천 폐지 등 정치개혁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자고 어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에게 제안했다”며 “새누리당이 정국정상화의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새누리당이 진정으로 더 큰 혼란과 국론분열을 원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제안에 하루속히 답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전병헌 원내대표도 “어제 김한길 대표와 황우여 대표가 만났다. 속 시원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시간을 달라’는 약속은 기다려보겠다”면서 “‘4인 협의체’가 조속히 구성돼서 민주주의 수호 문제, 민생법안과 예산문제, 그리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등 정치개혁문제 등 정국현안에 대해, 여야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을 촉구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전 원내대표는 이어 “대화채널 구성조차 어렵다면 집권여당이 과연 현안 해결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무책임한 집권여당, 그야말로 세간에서 떠돌듯이 지금 문제는 집권여당이 주장하는 ‘종북’의 문제가 아니라 ‘종박’의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니냐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이라고 경고했다.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이혜훈·심재철·정우택 유기준·한기호·유수택 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에 대해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최고위가 끝난 뒤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러 얘기를 들었다. 할 얘기가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지도부 대부분은 특검 도입에 대해선 수사 및 재판이 진행 중인 데다 또 다른 정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특히 특검 도입 여부와는 별개로 ‘4인 협의체 구성’을 수용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회의 도중 먼저 나온 홍문종 사무총장은 “특검은 모두 다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4인 협의체 수용에 대해선 “결론이 안 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협의체 구성 자체가 특검 논의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지도부의 기존 입장만 재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이 자리에서는 또 민주당이 4인 협의체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던 현안 중 하나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등 정치쇄신 관련 사안에 대해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설치해 논의를 진행하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황 대표 등 당 지도부는 27일 열리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중진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등 당내 의견 수렴절차를 더 진행하기로 했다.하지만 이미 새누리당 지도부가 여야 협의체 구성이 특검수용을 전제로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양측이 협의체 구성에 합의를 이룰 가능성은 희박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