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K-웹툰, ‘불법유통’에 골머리
네이버·카카오·NHN, 글로벌 웹툰 시장 선점…애플·아마존, 후발주자로 참여 형국 카카오엔터, 웹툰·웹소설 불법유통 대대적인 단속…NHN, 동남아 시장 사업철수
2023-07-13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 박효길 기자 | 네이버, 카카오, NHN이 중심으로 글로벌 웹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 웹툰 플랫폼이 국내외 불법유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3일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페리컬 인사이트 앤드 컨설팅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웹툰 시장 규모가 47억달러(약 6조2000억원)로, 연평균 40.8%씩 성장해 2030년 601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웹툰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NHN 등 한국 웹툰 플랫폼이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4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웹툰 불모지인 해외에 세로 스크롤형 디지털 만화인 웹툰이라는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알렸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3월 미국 경제 전문매체 ‘패스트 컴퍼니’에서 발표한 ‘2023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8위, ‘미디어 부문 10대 혁신 기업’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카카오웹툰의 전신인 다음웹툰은 2002년 8월, 미디어 다음에 ‘만화속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웹툰’이라는 개념을 전세계 최초로 소개하며, 웹툰 산업의 포문을 열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북미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와 래디쉬미디어를 인수하고 전략적 합병을 완료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1만여개 오리지널 지식재산(IP)을 갖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타파스엔터테인먼트를 전진 기지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NHN의 웹툰 플랫폼 코미코는 2013년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대만, 태국, 북미 등에 서비스하며 전세계 460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 중인 글로벌 웹툰 플랫폼이다. 주력 콘텐츠인 로맨스 장르를 중점으로 자체 제작 콘텐츠를 확대해 여성향 웹툰 플랫폼 글로벌 1위 목표를 공표한 바 있다. 우리 웹툰 플랫폼이 개척한 시장에 최근 글로벌 빅테크기업 애플과 아마존이 후발주자로 웹툰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렇듯 한국 웹툰 플랫폼이 글로벌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불법유통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1년 업계 최초로 글로벌 웹툰, 웹소설 불법유통 대응 전담팀을 꾸려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다. 회사가 지난 6개월간의 성과를 담은 3차 백서에 따르면 독자적 불법유통 데이터 구축 및 차단 기술로 2차 백서 당시보다 112% 늘어난 약 1420만건의 불법물을 삭제했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추산한 올해 불법물 삭제 건수는 총 2800만여건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이미지에 보이지 않는 사용자 식별 정보를 삽입해 최초 불법 유출자를 식별·차단하는 기술인 ‘툰레이더’ 시스템을 연구개발해 2017년 7월부터 불법 복제물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자체 집계에 따르면 툰레이더가 주요 작품의 불법 유통을 지연시켜 보호한 저작물의 권리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 시 연간 최소 2000억원에 이른다. 반면 NHN은 동남아 시장 철수를 택했다. NHN은 지난달 코미코 태국 법인 NHN타이를 키다리스튜디오에 매각했다. 앞서 NHN은 지난해 3분기 베트남 사업을 중단한바 있다. 이로써 NHN은 동남아 웹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매출이 늘고 있는 북미·유럽과 매출 1위 일본 시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NHN 관계자는 “기대했던 수준 보다 동남아 웹툰 시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불법유통이 겹쳐서 그렇게 판단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