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원희룡·유병호 공수처 고발…'대여 공세' 전선 확대
각각 직무권한 남용 및 공무집행방해죄 혐의 등 양평고속도로 특위·감사원 정치감사 TF로 총공세
2023-07-13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논란이 된 '서울-양평고속도로'과 감사원과 관련해 각각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여야 간 '극한 대립'이 계속되는 가운데, 야당의 대여 공세가 점차 확대되면서 갈등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13일 경기도 과천 공수처 청사에서 원 장관을 형법상 직권남용죄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고발장에서 "원 장관은 2019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발표 때부터 유지되어 오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양서면 노선을 윤석열 대통령 처가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대통령 처가 땅이 소재한 양평군 강상면으로 변경하도록 직무권한을 남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 및 지방 행정력을 대통령 처가의 사익을 위해 사용되게 하는 것은 물론, 국토부와 양평군 공무원들이 의무에 없는 일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양평고속도로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해당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최재관 여주·양평지역위원장은 "수년간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 단일 노선이 추진돼 왔는데, 노선 변경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등 공론 과정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원 장관은 노선 변경과 관련해 무관하다면서 해당 사업 백지화를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그는 민주당이 직권남용 혐의로 자신을 공수처에 고발한 것에 대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노선 변경 검토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점 그리고 그 노선 또한 확정된 노선이 아니라는 점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라며 "민주당은 멀쩡하게 진행되는 사업을 모략해 중단시킨 잘못을 반성하고, 양평군민을 비롯해 국민들께 사과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같은 날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와 '감사원 정치감사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죄, 감사방해죄, 전자정보시스템 훼손죄, 위계에 의한 공문집행방해죄, 직권남용죄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지난 19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감사보고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유 총장을 1차 고발한 데 이어 두 번째다. TF는 지난 12일 공지를 통해 "내일(13일) 유 사무총장에 대한 공수처 고발을 예정하고 있다"며 "지난달 19일 1차 고발 이후 회의록 등 감사원 제출 자료와 현안 질의 등을 통해 드러난 추가 혐의 관련 고발"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서 "유 총장은 6월1일 감사위원회 회의에서 허위 사실로 감사위원을 기망해 (최재해) 감사원장 제척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방해했다"고 전했다. 또 "감사원법상 사무총장은 감사위원회의의 심의에 참여할 수 없음에도 의결사항의 논의에 참여하거나, 다른 감사위원의 주장을 반박하는 등 감사위원회의 적법한 의사 진행을 방해했다"고 언급했다. 야당이 공수처 고발에 이어 정부·여당을 향해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칠 예정인 만큼 여야 간 대립도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은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처가 고속도로 게이트 진상규명 특위'를 발족하는 한편, 국정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감사원의 경우 감사위원회의 내부 통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감사원법 개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