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양향자 "제3지대, 이젠 성공만 남아...기득 정치세력 혁신해야"

매일일보 인터뷰, 새로운 생활정치 위한 '교두보' 역할 자처 "거대 양당에 염증 느낀 무당층 늘어...지지 이끌어낼 것" "미래 아닌, 총선 의석 수 확보 위한 '제3지대 연대'는 No"

2023-07-17     이태훈 기자
양향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지난달 26일 '한국의희망' 발기인대회를 열고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대안정당' 과정에서 이번 정권들어 맨 먼저 제3지대를 가시화한 양 의원은 "제3지대가 선배 정치인들의 숱한 허·실을 견문한 경험만큼 향후 시행착오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 제도권 하에 전개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나 거대 양당 중심의 극한 대립의 반복적인 특정·독단 거래 정치 현실에서 상대적 소외 등을 겪고 있는 국민 층이 무당계파로 여럿 유입되고 있는 차제에 한국의희망은 여야 기득권 세력과는 거리를 두되, 국회가 지켜야할 원칙인 '소외 국민 보호'를 위해 일상 생활정치활동에 전념할 방침이다 .

이에 양 의원은 창당 선언문에서 "이제는 (소외를)건너 (일상으로)가자"며 평범한 생활정치에 기치를 내걸며, 17일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은 '국민적 열망'에 기인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슈가 되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가도, 다수와 느낌이나 생각이 다르면 대개 침묵 속으로 도피하는 흐름에 안주하는 기득권 정치를 지양하면서 어떠한 현안도 일관성 있게 국민의 뜻에 따라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에 반발했던 양 의원이 탈당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 의원은 "현 정치 구도가 극심한 진영 갈등을 만들고, 심각한 사회분열을 만드는 이유는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기득권 양극 보수체제에 안주하는 선배 정치인들의 한계에 따른 것"이라며 "당면한 한계로 대한민국이 발전은 고사하고 이젠 추락 궤도에 머물러, 그 위기감이 이번 창당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설화'와 '비리 의혹'으로 뒤범벅된 작금의 정치권을 겨냥해 대안(代案)의 '제3지대 성공 필승'을 다시금 강조하며, 본지와도 확약했다. 

다음은 양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달 26일 가장 먼저 신당 창당 스타트를 끊었다. 창당 배경은 무엇인가.

신당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적 열망이다. 정당의 역할이 무엇인지 오랫동안 고민했고, 민주당에 있으면서 이런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됐다. 지금 정치가 극심한 진영 갈등을 만들고, 심각한 사회분열을 만드는 이유는 정치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당면한 한계로 대한민국이 추락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창당의 계기가 됐다. 창당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결심한 건 오래됐다.

-거대 양당 체제가 공고한 상황에서 더 쉬운 길을 택해도 됐을 텐데.

쉬운 길을 택하면 저한테는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는 창당이라는 이 어려운 길이 좀 더 이타적인 길이라고 판단했고, 대한민국이 선도국가로 가고 미래 세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제3세력의 창당으로 양 정당이 긴장하고 분발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양 의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 것 같다. 평가한다면.

국민들이 더 잘 알고 계실 것이다.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이다. 집권여당이 제대로 그 역할을 했다면, 국민들이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로 이렇게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이 그렇다면 민주당이라도 좀 대안을 보이고 안심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민주당은 여당의 준비되지 않은 국정 역량에 따른 국민 불안감을 더 선동한다. 이제 국민들은 더 이상 이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한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도 평가해달라.

굳이 얘기를 한다면 외교라든지 큰 의제에 대해 굉장히 큰 보폭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 노동, 연금 등 개혁을 말씀하시는 것도 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을 이뤄 나가는 일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어 가면서 일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는 것 같다. 국정운영 지지율이 30%대에 갇혀 있는 걸 보면 국민들이 더 이상 정부에 희망을 못 느끼시는 것 같다. 정부 정책이 강성 지지층을 향한 정책이라고밖에 못 느끼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실망해서 무당층으로 다시 나오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설화와 민주당의 '돈 봉투 의혹' 등 여러 논란으로 국민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양 의원이 판단한 국내 정치 상황은.

그런 양당의 모습들을 보면 더 우리의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움직임이 그냥 제3지대의 출연이 아니라, 이 판을 완전히 엎어버리겠다는 큰 목표를 갖고 나왔기 때문에 현 정치에 염증을 느끼는 분들은 다 따라올 수밖에 없다. 어떤 망가진 제품을 고치려고 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실패 가능성도 크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지금 문제가 너무 심각해 고쳐 쓰는 것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거대 양당의 극한 대립에 중도·무당층 비율이 늘면서 이들의 캐스팅보트 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떻게 다가설 것인가.

양당의 이런 나쁜 모습이 계속되면 될수록 환멸을 느끼는 무당층이 늘어나고, 그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맹목적으로 양당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은 끌어안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들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 자랑스러운 일을 하고 싶어 하는데 그런 모습이 아닌 정당은 지지하기 어렵다. 한국의희망은 국민이 지지를 보내실 수 있게끔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이겠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제3지대'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양당의 공천 탈락자 등인 아닌, 무게감 있는 인물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한국의희망은 그 기준에 부합하는가.

양당에 대선 후보가 없지 않다. 그런데 그런 후보를 가진 양당이 더 문제다. 한국의희망에는 정말 제대로 된 삶의 궤적을 가진 훌륭한 분들이 많다. 이들이 새로운 정치인으로서 정말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당의 얼굴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제3지대가 그동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거대 양당 체제에서는 제3지대가 성공하기 희박하다는 의견도 있다. 제3세력의 연대 필요성도 제기되는데, 향후 연대 가능성은.

왜, 무엇을 위해 연대하는가가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연대해야 한다면 할 것이다. 그러나 더 많은 의석수를 확보하기 위해서 둘이서 연대하는 모습은 자살골을 넣는 것이다. 그렇게는 안 하려고 한다.

-제3지대가 설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선거제 개편이 필수적일 것 같다.

내각제의 필요 여부를 넘어서 대통령제가 수명을 다했다고 본다. 그러니까 개헌도 필요한 것이다. 또 소선거구제로 대표되는 지금의 선거제도도 수명을 다했다. 수명을 다했다는 의미는 더 나은 정치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바꿔야 한다. 이걸 바꾸는 것은 기득권 당사자가 할 수 없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의원들이 특권이라고 보이는 것들을 갖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되게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이야기하고 있는 카르텔들을 어떻게든 제거해 나갈 수 있다. 선거 제도도 물론 중요하다. 우리도 앞으로 일주일마다 간격을 정해놓고 개편과 관련된 발표를 할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을 야당에 제안했다.

김 대표의 주장은 대단히 나쁜 접근이다. 국민은 국회의원들이 제대로 능력도 없으면서 너무 많은 것을 취한다고 느끼고 있다. 그런데 그런 '특권'이 없으면 의원 수를 늘려도 되지 않나. 의원들이 특권을 가진 채로 의원 수를 유지하니 문제라고 보이는 것이다. 특권을 없애면 된다. 김 대표는 본인부터 특권을 내려놓으라고 하고 싶다. 김 대표가 불출마 선언하면 그의 말이 진정성 있게 들릴 것이다.

-한국의희망의 내년 총선 목표 의석수를 '50석 이상'이라고 밝혔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나.

한국의희망은 '2450당'이라고 생각한다. 24년도 총선에서 50석을 획득하겠다는 의미다. 솔직히 2027년에 국정 운영을 하려면 50석이 아니라 국회 제1당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저는 국민이 한국의희망을 제1당으로 만들어 주실 거라고 확신한다.

-정의당은 자신들의 목표로 원내교섭단체 기준인 '최소 20석'을 제시했는데.

본인들 역할을 원내교섭단체, 그 정도라고 규정한 것 같다. (한국의희망이 50석을 목표한 데 대해) 우리는 좀 오만하게 보이지 않아야 하지만, 그래도 국가 운영을 어떻게 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정당이면 (50석은 확보해) 내년 총선에서 교두보는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에게 확실하게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 우리의 정책들과 모습, 시스템을 보여줄 수 있다면 국민들이 표를 안 줄리가 없다.

-미니 총선이라고 불리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계획이 있나.

고려하고 있다. 총선 전 유일한, 그래서 중요한 선거다. 우리가 어떤 후보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한국의희망 말고는 제3지대에서 후보를 낼 수 있는 정당이 없다. 만약 우리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향후 더 큰 파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호남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50~60%대까지 많이 떨어졌다. 어떻게 보나.

민주당에 대한 호남민들의 분노나 실망감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런 분노를 제가 활용하겠다는 게 아니라 진짜 호남민들의 근본과 정신을 찾아드려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 한 말씀 중에 "호남 없이 국가 없다", 즉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말이 있다. 호남민들은 이 같은 마음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계시다. 그런 호남에 가서 '저 한 표 주세요' 같이 자기 혼자 살려는 모습 보이면 절대로 표를 주지 않으신다. 더불어 잘 사고자 하는 의지를 보일 때 아낌없이 지원해 주시는 분들이 호남민들이다.

-과거 민주당 입당 당시 "오늘 열심히 살면 정당한 대가와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희망을 통해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제가 말한 가치는 미래 세대들한테 정말 필요한 것이고, 우린 그 길을 가고 있다. 그런 사회를 만들려면 그런 가치를 지향하는 정당이 필요하다. 저는 저의 신화가 저만의 신화로 끝나지 않도록, 또 다른 수많은 신화가 나올 수 있도록 '새로운 세상'으로 건너갈 때 필요한 다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