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쇼핑' 논란에 다시 불거진 김건희 리스크…野 "국민 '호갱' 취급"

리투아니아 방문 중 '명품숍' 들러 대통령실 "호객으로 인한 것" 해명도 논란 '양평 고속도' 논란과 겹치며 파장 커질 듯

2023-07-17     문장원 기자
김건희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내 집중 폭우 상황에도 유럽 순방 도중 명품 매장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해명을 촉구했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에 따른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에 더해 이번 '명품 쇼핑' 의혹으로 대여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양새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또다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불거지며 국정 운영 동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대변인은 17일 논평에서 "김 여사 명품 쇼핑 논란에 대통령실은 입이 없어서 말을 못 하느냐"며 "대통령실은 아직도 김 여사의 명품 쇼핑 논란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변명거리가 궁색해 입을 닫고 있나. '호객 행위로 매장에 들어갔다'라는 핵심 관계자의 궤변에 역풍만 불자 변명거리를 찾느라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김 여사가 현지 명품숍 다섯 곳을 방문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문제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일부 언론에 "가게 직원의 호객으로 인한 것이었으며 물건은 사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는 점이다. 박 대변인은 "김 여사가 정상외교를 위해 방문한 국가에서 사적인 관광을 즐기듯 명품 쇼핑을 했다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더욱이 폭우가 예상되는데도 출국한 대통령 부부가 역대급 수해 피해 속에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국민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대통령 부인이 해외 명품 쇼핑이나 즐기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책임 있게 답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도 일제히 대통령실의 '호객 행위에 따른 방문' 해명을 질타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경호원 포함 16명의 수행 인력이 동행했다고 하는데, 그 많은 인력이 호객 행위를 당해서 매장을 다섯 군데나 돌아다녔다는 말인가"라며 "대통령실은 국민을 '호갱' 취급하지 말고, 김 여사의 명품 쇼핑 의혹에 대해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밝히기 바란다"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호객행위를 하도록 방치한 16명의 경호원이 어디에 있겠나"라며 심지어 호객행위로 300m 거리로 추정되는 다섯 곳의 명품 숍을 모두 방문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민을 얼마나 바보로 생각하면 이렇게 거짓으로 당당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서도 김 여사의 행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지금 국내 폭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일정을 꼭 했어야만 했는가 하는 의구심과 아쉬움을 가질 수 있다"며 "한 군데 매장을 방문한 게 아니라 여러 곳을 방문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호객 행위 때문이라고 하는 부분은 설득력이 굉장히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도 "자유일정 중에 방문했다는 건데 국민께 누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했으면 간단히 끝났을 것"이라며 "깔끔하게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으면 크게 문제 되지 않았을 사안이었다"고 했다. 이번 '명품 쇼핑' 의혹은 앞서 불거진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 함께 또다시 '김건희 리스크'를 재점화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과 맞물리며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동력이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 지난 14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 대비 6%p 떨어진 32%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3%p 오른 57%였다. 주목할 점은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양평 고속도로 문제'와 '김건희 여사 행보'가 1%로 새롭게 등장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이미 반영된 악재라는 점에서 두 가지 '김건희 리스크'가 지지율 6%p 하락에 결정적 요인인 셈이다(7월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응답률 14.3%,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