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호우에 역대급 피해… 尹, 신속 특별재난지역 선포 주문
경북‧충북 특별재난지역 선포 적극 논의 17일 기준 50여명 사망‧실종, 부상도 30명 넘어 18일까지 남부지방 많은 비 예보… 피해 늘어날 듯
2024-07-17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폭우로 전국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정부가 호우집중지역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적극 검토하는 등 수습에 나서고 있다. 다만 기상청이 18일까지 남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한 만큼 추가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다.
리투아니아‧폴란드‧우크라이나 순방을 마치고 17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은 귀국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해 신속한 후속조치를 주문했다. 대상 지역으로는 산사태가 발생한 경상북도 지역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홍수 등의 피해를 입은 충청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재난지역은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의 합동조사,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건의 등을 거쳐 대통령이 선포한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면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에 따라 응급대책 및 재난구호, 복구에 필요한 행정‧재정‧금융‧의료상의 특별 지원을 받게 된다. 생계비 및 주거비, 피해복구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고 고등학생의 경우 수업료가 면제된다. 이밖에도 국세‧지방세 등 납부 유예 및 경감 등 공공요금에 대한 지원을 받게 된다. 이르면 18일 오전 국무회의 이후 선포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11시 기준 전국에서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40명, 실종자 9명, 부상자 34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사망자는 △경북 19명 △충북 16명 △충남 4명 △세종 1명 등이다.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은 사망자 19명을 포함해 실종 8명, 부상 1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망자 19명 중 최소 13명이 산사태로 숨졌고 실종자 8명을 찾기 위해 소방당국과 군‧경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충북은 사망자 16명 중 13명이 오송 궁평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실종 신고된 1명이 아직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소방당국은 지하차도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하차도 중앙부에 펄과 물이 차 있어 작업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시 대피자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 15개 시도 112개 시군구에서 6258세대 1만608명이 일시 대피했고 이 중 추가 피해를 우려한 3217세대 5519명이 미귀가했다. 농작물 피해는 2만6933.5㏊(침수 2만6893.8㏊‧낙과 39.7㏊)로 집계됐고 농경지는 180.6㏊가 유실‧매몰‧파손됐다. 공공시설은 총 63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하천제방 유실이 170건으로 가장 많았고 도로 사면 유실‧붕괴가 147건으로 뒤를 이었다. 낙석‧산사태도 9건으로 집계됐다. 사유 시설 피해는 전국에서 318건이 발생했다. 이 중 충남이 140건, 전북이 60건 등으로 많았다. 오는 18일 오후까지 충청권과 전북, 경북권에 시간당 30~60㎜의 강수량이 예상돼 있어 호우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13일부터 전국에 매우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적은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도 추가적인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위험 지역에서는 상황 판단 후 안전을 위해 이웃과 함께 신속한 대피 및 피난 등 즉시 안전조치를 시행하기 바란다”며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지역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량의 차이가 크겠고 강약을 반복하면서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