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춤추어라 빨간구두야, 연극 '고등어' 내달 3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공연

정말 살아있다는 건 뭘까? 우리, 살아있는 고등어 보러 갈래?

2023-07-17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정말 살아있다는 건 뭘까? 우리, 살아있는 고등어 보러 갈래?"

  ++2016년 국립극단 청소년극 릴-레이로 첫선을 보인 배소현 작 <고등어>가 청소년극 전문극단 “춤추어라 빨간구두야(이하 춤빨)” 제작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거대한 수조 같은 교실 속, 15살 지호는 하루하루 “그냥 있을 뿐”이다. 그런 지호의 눈에 어느 날, 귀 뒤 직경 50밀리미터의 푸른 점이 있는 같은 반 경주가 들어온다. “옆 반의 무법자 달걀 언니도 꼼짝도 못 하고, 미친 소리를 미친 줄도 모르고 해대는 담임선생님도 한마디로 발라 버리는” 경주. 지호는 온 용기를 다 그러모아 경주에게 “친구 할래” 쪽지를 보내고, 둘은 반 아이들 아무도 모르게 비밀 친구가 된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경주를 둘러싼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학교 전체에 퍼져 나가기 시작하고, 경주는 학교를 뛰쳐나간다. 그런 경주를 무작정 찾아 나선 지호.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만난 둘은 “진짜 살아 있다”라는 게 뭔지 물음에 답하기 위해 살아 있는 고등어를 보러 통영으로 향한다. 연극 <고등어> 속 두 주인공 지호와 경주는 “진짜 살아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질문한다. 이 질문들은 배우들의 입을 통해 발화되어 <고등어>의 무대 위는 펄떡대는 언어들로 넘쳐난다. 이 무대 언어를 극적으로 표현해 내는 데 극단 춤빨의 앙상블은 빛을 발한다. “파닥파닥”거리며 살아 꿈틀대는 <고등어> 속 대사들은 신체 언어, 오브제, 인형, 빨간코 광대 등을 기반으로 독특한 연극 언어를 구축해 오고 있는 “춤빨”의 앙상블을 통해 무대에서 튀어 올라 관객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 예정이다.
배소현작
극단 “춤빨”은 2019년 창단 후 줄곧 청소년들의 서사에 집요하리만큼 집중해 온 청소년극 전문 극단이다. 극단의 상임연출인 최재영은 청소년극에 집중하게 된 데에 “2014년 봄, 자신이 이미 기성세대가 되었음을 인지하고 다음 세대에 대한 책임감과 미안함을 느낀” 것이 계기였다고 고백한다. 그는 또한 청소년극을 ”한때 아이였던 어른들이 아이들에 대한 깊은 사랑과 이해와 공감과 연민을 담아 보내는 한 통의 러브레터”라고 설명한다.

'어른들이 진심을 담아 보내는 편지를 청소년들이 펼쳐 읽어 주기를... 그리고 다시 답장을 보내 주기를... 그렇게 끊임없이 어른과 아이들이 대화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소년극 전문극단으로서의 극단 “춤빨”의 진정성은 그간 제작한 레퍼토리 면면에서도 드러난다. 바리데기 설화를 바탕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며 절대적인 수면 부족으로 △험난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18세 여성 청소년의 이야기인 <바리 온 더 라인>. 구직하러 가던 길에 의도치 않은 죽음을 맞은 후 새로운 형태의 △삶과 소멸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19세 남성 청소년의 이야기 <구름공장>. 그리스 고전 ‘안티고네’를 지금 △청소년들의 시각으로 재조명한 <안티고네-복종하지 않음을 선택하다>. 성인이 되면 보호시설을 퇴소하여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야 하는 두 19세 여성 청소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일인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담은 <푸른 늑대의 후예>. 이 외에도 “춤빨”은 창단 준비 시기였던 2018년부터 여러 청소년 교육 단체 및 기관을 대상으로 연극놀이를 기반으로 한 연극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연극 <고등어>의 주인공 지호와 경주는 진짜 살아 있다는 게 뭔지 궁금한 15살 소녀들이다. 이 물음은 비단 청소년들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하루하루를 그저 버티며 살아갈 뿐인 지금의 우리 모두에게 연극 <고등어>는 큰 위로가 될 것이다. 
  • 공연명 : "고등어"
  • 일시 : 2023년 08월 03일(목)~08월 13일(일), 평일 20시, 토 15시, 19시, 일 16시(월 공연 쉼)
  •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 주최·주관 : 극단 춤추어라 빨간구두야
  • 작 : 배소현 / 연출 : 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