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7개월만에 美 백악관 간다…꼬인 관계 풀까
이스라엘 정부 '극단 정책'에 냉각된 관계 풀릴지 주목 이스라엘, 中과 교류 확대 움직임…美 사전 견제 분석도
2023-07-1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 7개월여 만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한다. 그동안 이스라엘 신임 총리들이 취임 직후 워싱턴을 찾은 관례와 대비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네타냐후가 추진하는 극단적 정책에 심기가 불편해진 모습인데, 이번 만남으로 '관계 회복'을 이룰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이후 4개월 만에 이뤄진 네타냐후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를 백악관에 초청했다고 밝혔다. 조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을 확인했다. 다만 구체적인 방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연말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그동안 미국 대통령의 방미 초청을 받지 못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초강경 우파 정부의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확장과 사법부 무력화 입법 추진 등을 둘러싸고 바이든 행정부와 빚은 갈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해석이 많다. 바이든 행정부는 네타냐후 내각의 정착촌 확장 정책이 미국이 지향해온 '두 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해왔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 내각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극단적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해서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깨는 것이라면서, 이를 철회하라고 압박해왔다. 커비 조정관은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사법부 권한 축소 문제와 관련해 광범위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내각 일부의 극단적 행동과 사법부 권한 축소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만남으로 인해 그간 공고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통적인 우방으로서 상호방위조약은 없지만 다른 국가들보다 결속력이 강한 '인지적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스라엘은 2020년까지 경제 및 군사 원조로 무려 2360억 달러를 받은 최대 원조 수혜국이며, 현재도 미국은 이스라엘에게 매년 약 38억 달러 규모의 군사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이번 초청은 네타냐후 총리가 중국과의 교류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사전에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네타냐후 총리는 7월 중 중국 공식 방문 일정을 발표했다. 총리 복귀 후 워싱턴 방문 없이 중국을 먼저 방문한다는 것은 미국에 대한 일종의 불만의 표시로 해석된다. 경제협력 강화 움직임도 관측된다. 기존에도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이스라엘의 교역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은 245억달러에 이른다. 현재 양국은 FTA협정을 맺기 위해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행정부가 태도를 바꿔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하게 된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사법 개혁 논쟁과 관련해 광범위한 동의가 필요하고, 민주주의라는 가치의 공유가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의 특질로 계속 남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밝혔다"고만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