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사이클' K-조선, 美에도 군함 수출 가능할까

중국 해군과 보유 척수 큰 차이…전문가, 한국 조선소 호평 '존스법', 조선 산업 보호·안보 이유로 해외 선박 구매 금지

2023-07-18     박규빈 기자
국내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미국과 중국이 해양 정책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남중국해에서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은 전 지구를 작전 지역으로 삼는 대양 해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군함 수와 생산 능력이 중국에 비해 부족해 한국 등 동맹국들에서 구입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때문에 슈퍼 사이클을 맞은 국내 조선업계가 미 해군으로부터 일감을 따내 또 다시 수주 대박을 누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 해군이 군함 340척 가량 보유하고 있는데에 비해 미국 해군은 300척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함대는 향후 2년 내에 400여척, 미국의 경우 2045년까지 350여척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규모면에서 미국이 계속 밀릴 것을 전망된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국 조선소에서 1척이 건조될 시간에 중국에서는 3척이 만들어진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동맹 관계를 맺고있는 한국과 일본에서 건조한 군함을 구입하거나 자국 내에서 설계해 건조토록 하는 등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미 해군시스템사령부(NAVSEA)는 지난 2월 토마스 앤더슨 미 해군 중장이 HD현대중공업·HJ중공업·한화오션 조선소를 둘러봤다고 밝혔다. 또 한국 조선소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건조 능력이 뛰어나다며 자국향 특수 목적 선박 외에도 상선과 해양 플랫폼, △이지스 구축함 △호위함 △초계함 △연안 경비함 △상륙함 △물류 지원함 △보조·지원함 △재래식 잠수함 등 해군용 선박을 혼합 건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앤더슨 중장은 "미 해군의 수상함 인수 전문가로서 세계적 수준의 조선소에 찾아왔다"며 "이번 방문이 상호 이익이 되기를 바라며 후속 계약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화오션(구
캐나다 역시 한국산 군함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5월 정상 회담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잠수함 교체 프로그램을 포함한 국방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캐나다 현지 매체들은 왕립 해군이 노후화된 빅토리아급 디젤 잠수함을 교체하고자 정부 당국에 12척 규모를 구매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캐나다 군 관계자들은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했다. 티모시 최 캐나다 글로벌 문제 연구소 연구원과 크리스 스페딩 영미 안보정보회의 연구원은 캐나다 해군 협회가 발행하는 잡지 '스타쉘' 보고서를 통해 "도산 안창호급(KSS-Ⅲ)은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을 탑재하도록 설계된 소수의 재래식 동력 잠수함(SSK)"이라고 기술했다. 계약이 체결되면 거래 금액은 449억달러(한화 약 56조5695조원)를 상회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추가하면 더욱 늘어난다. 이처럼 장밋빛이 그려지지만 미국과의 협상은 아직 멀고도 험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자국 안보와 조선 산업을 보호하고자 100여년 전에 제정해둔 '존스법' 때문이다. 이 법은 동맹국에서조차 건조된 선박을 구매하거나 외국에서 자체 선박을 건조하는 것을 금지한다. 미국 내 수송 시 운항에 투입되는 선박은 미국 현지 소재 또는 미국인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항구나 시설 등을 이용해야 함을 강제하고 있다. 블레이크 헤르칭거 미국호주연구센터 연구원과 카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총괄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해상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관련 법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