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객 볼모'로 잇속 챙기려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항공사, 조종사들로만 구성·운영 안 되는 B2C 기업 '밥그릇 투쟁' 탓 운항 거부? 고객 가치 최우선해야
2024-07-18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2023년 7월 16일 12시 5분 출발 호치민(SGN)-인천(ICN) OZ732편 결항 안내 드립니다. 사유: 항공기 연결(조종사 노조 단체 행동으로 인한 결항)."
임금 인상률을 둘러싸고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던 민주노총 산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이 기어이 사달을 냈다. 지난달 7일 오전 10시부터 항공유 과다 사용·과도한 정비 요구 등 소위 '준법 투쟁'에 나서 고의적으로 운항 효율을 저해하더니 결국 비행편 취소라는 파국을 이끌어낸 것이다. 회사 측은 "조종 인력 섭외에 실패했다"며 기민하게 움직여 발이 묶일 뻔한 인천-베트남 호치민 간 2개 비행편의 승객 296명을 자사 후속편과 타사 항공편에 안내해 가까스로 피해를 최소화 했다. 사전 공지를 했음에도 찾아온 탑승객들에게 공항 근무자들은 자기 잘못도 아님에도 머리를 조아리며 아쉬운 소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비정상 상황 발생 대비 기장의 우측석 탑승 운영으로 인한 U 듀티 코드 신설'이라는 내규 개정을 통해 기장끼리 근무조를 편성함으로써 조종사 노조의 단체 행동에 대응하고 있다. 현장 사정은 이럴진대, 10%대 연봉 인상을 요구하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사측이 '2.5% 룰'을 제시하자 임금 단체 협상 결렬을 이유로 투쟁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극 성수기의 시작인 오는 24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한 건 우연이 아니다. 지난 15일까지 아시아나항공은 조종사 노조의 투쟁 탓에 국내선 8편 결항, 국제선 19편·국내선 39편 지연 등 총 66개편이 운항 차질을 빚었다. 앞으로는 얼마나 더욱 많은 비행편이 취소 또는 지연될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이는 곧 조종사 노조가 아시아나항공을 믿고 예매한 고객들의 스케쥴을 인질로 잡고 밥그릇 투정을 이어나가 회사를 협박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회사 이미지에 먹칠함은 물론, 아시아나항공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