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송기호 "日 오염수 방류 결정 수용한 IAEA 보고서…정당성 규정조차 적용 안 해"

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 부단장…매일일보 인터뷰 "장기간 해양 방류 영향 평가 내용 언급 없어…국민 염려 해소 못 시켜" "후쿠시마 바다 방사능 위험성 근거에 따른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2024-07-18     박성현 기자
일본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하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최종 보고서는 사실상 오염수 방류의 마지막 족쇄를 풀어줬다. IAEA 발표 후 일본 정부는 보고서를 바탕으로 국제 여론전에 나서며 오염수 방류를 강행할 태세다. 여기에 송기호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 부단장은 IAEA 최종 보고서의 근본적인 모순을 지적하며 오염수 방류의 정당성이 무너졌다고 반박했다. IAEA 스스로 자신들이 만든 '정당성 규정'조차 적용하지 않은 '졸속' 보고서를 냈다는 게 송 부단장의 말이다. 

송 부단장은 18일 <매일일보> 인터뷰에서 IAEA 보고서에 대해 "IAEA 안전 규정 체계에서 상위 규정인 'GSR(일반안전요건)'에선 정당화할 수 없는 배출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보고서에선 자신의 정당성 규정조차 적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방류 결정을 그대로 수용한다고 해 본인이 내세운 안전 규정조차 어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GSR'에 따르면 정부 규제기관은 필히 정당성을 확보한 원자력 사업자의 조치만을 승인해야 한다고 게재돼 있다. 송 부단장은 오염수가 방류해도 4~5년 후에 돌아오는 과정에서 희석되기에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해역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선 오염원부터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원전 사고 이후로 막대한 방사능 물질이 후쿠시마 바다에 배출돼 해양 생태계 먹이 사슬에서 방사능 축적과 농축 위험성이 있는 상황서 추가로 30년 이상 방류될 경우 태평양 바다에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있나"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한일 정부 보고서와 IAEA 보고서에 장기간 해양 방류에 따른 영향 평가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국민의 염려를 해소시킬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송 부단장은 유엔 해양법 협약 206조를 인용하면서 후쿠시마 바다 방사능에 대한 위험성부터 밝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유엔 해양법 협약 206조에 따르면 특정 국가의 계획된 활동이 해양환경에 실질적인 오염이나 해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경우 해양 환경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평가하고 보고서를 송부한다. 이를 적용한다면 일본 정부는 포괄적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해 우리나라 등과 공유해 예상 피해범위를 논의해야 한다. 이에 대해 송 부단장은 IAEA가 일본 정부가 제공한 자료에 의존하기 때문에 방류 전후에 대한 비교가 없고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송 부단장은 후쿠시마 수산물 금지 조치 관련 질문에 대해 우리나라가 오염수가 안전하다는 취지의 일본 측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여줘 결국 수산물을 수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 이유에 대해 "우리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가 후쿠시마 바다의 방사능 위험성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 위생검역협정(SPS 협정)은 우리나라가 조치를 계속하기 위해 합리적 기간 안에 방사능 위험 평가를 해야 하는데 지금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일본의 견해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PS 협정에선 식품의 위험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식품첨가물, 잔류 수의 약품 및 농약, 오염물질, 시료채취 및 검사 방법 등이 명시돼 있다. 또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가 설정한 식품 ㎏당 100베크렐 이하인 규정과 일치하거나 더 엄격할 땐 식품안전성의 보장을 위한 조치와 동·식물의 위생보호조치를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과 평가에 근거해야 한다. 송 부단장은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행보를 보여줄 경우 일본이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풀어달라고 압박한다면 국제 기준보다 더 엄격한 우리나라의 기준에 대한 과학적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송 부단장은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대해 문 정부 당시 일본 정부를 향해 런던의정서 위반 문제를 공식 제기한 것과 2021년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에 대한 한일 국장급 영상 회의에서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하면서 차이가 없다는 국민의힘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가 인정한 '불확실성'도 윤 정부는 인정하지 않고 있는 뉘앙스를 주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