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 무인점포 딜레마 속 최저임금 인상 시름
주휴수당 포함하면 사실상 1만원 넘어 “고객들 무인점포보다 유인점포 선호”
2023-07-20 강소슬 기자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내년 최저임금이 사상 최장기간 심의 끝에 올해보다 240원(2.5%) 인상된 986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아르바이트생이 주를 이루는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전날(19일) 최저임금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생지원 방안을 촉구했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 내수 위축, 고금리 등 삼중고에 직면한 재정 부담 현실과 더불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업종별 구분적용’ 부결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편의점업계는 인건비 부담의 핵심으로 ‘주휴수당’을 지목했다. 주휴수당이란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 주말에 일하지 않아도 하루 일한 것으로 보고 줘야 하는 수당이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주휴수당을 포함해 급여를 지급하면 사실상 시급은 1만원이 넘는다고 호소했다. 인건비 부담에 매년 무인점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까지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가 운영하는 무인 매장은 총 3310개로 전년 대비 55.8% 증가했다.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기존 24시간 직원을 두고 운영하던 점포를 완전 무인점포로 전환하거나 하이브리드형(낮에는 유인, 밤에는 무인으로 전환) 점포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 구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고객들은 무인점포보다 유인점포를 선호한다. 편의점은 핵심 상권일수록 경쟁 점포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무인점포나 하이브리드형 점포일 경우 직접 결제를 해야 하는 등 번거로우므로 추후 방문시 유인점포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편의점 CU의 경우 하이브리드형 점포를 대학가, 병원, 공장 등 특수 입지에 있는 점포에 한해서만 운영 중이다. 다른 편의점 업계의 무인점포 혹은 하이브리드형 점포들도 야간에 운영하지 않았던 점포를 하이브리드형 점포로 전환하거나 입지에 따라 전략적으로 해당 점포들을 도입하는 추세다. 편의점주협의회 측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편의점 업종의 줄폐업과 일자리 축소가 가속화 등으로 발생할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주휴수당 폐지를 비롯해 올해에 일몰되는 신용카드 부가세 공제 특례 연장, 두루누리 지원확대, 3개월 미만 단기 근로자 4대보험비 지원 등의 지원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