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존재감 키우는 K-배터리

미국 생산 거점 확대하는 LG·삼성·SK LG엔솔 2025년 북미 생산능력 1위로 美 상무부·교통부 장관, 주지사 잇단 방문

2023-07-20     이상래 기자
재닛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규모 투자로 미국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국내 배터리 3사가 미국에서 위상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데이비드 터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 등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국내 기업의 현지 공장들을 직접 찾고 있다. LG엔솔은 북미 8개 현지 공장 확보에 나서고 있다. 2025년 LG엔솔의 북미 지역 내 생산 능력은 세계 최대 규모인 250~260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옐런 재무부 장관은 지난 2월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있는 LG엔솔-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2공장을 찾았다. 옐런 장관은 전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냈던 경제계 거물급 인사다. 옐런 장관이 찾은 2공장은 인근 GM 공장에서 만드는 캐딜락 리릭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한다. 앞서 옐런 장관은 지난해 인도·태평양 순방 중 LG화학 마곡 R&D 캠퍼스를 찾기도 했다. LG화학은 LG엔솔의 모기업으로, 양극재, 분리막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한다. 옐런 장관은 당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만나 배터리 소재 공급망 강화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SDI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GM과 각각 합작공장을 짓는다. 인디애나주 주지사 등 주정부 주요 인사들은 삼성SDI가 만들 새로운 일자리에 환영하고 있다. 에릭 홀콤 인디애나주지사는 삼성SDI-GM 합작공장 소식을 자신의 SNS에 전하며 “2026년부터 1700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삼성SDI-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이 들어서는 코코모시의 타일러 무어 시장도 “이 공장은 14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특히 홀콤 주지사는 지난해 8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만나 삼성SDI-인디애나주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SK온은 포드와 총 114억달러(14조8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 3개를 건설하고 있다. SK온-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 미국 공장 건설현장에는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에 이어 데이비드 터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도 방문했다. 지난 3월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은 미국 켄터키주 글렌데일에 위치한 ‘블루오벌SK 켄터키’ 건설현장을 찾아 “첨단 제조시설”이라며 “완공되면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제조시설 중 하나가 된다”고 말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지난 미국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인물로 차세대 정치인 중 하나다. 조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2021년 역대 최연소인 39세의 나이로 교통부 장관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터크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이 ‘블루오벌SK 테네시’ 건설현장을 찾았다. 터크 부장관은 “미국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으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 92억달러(11조6400억원) 자금이 블루오벌SK 시설에 들어간다”며 “포드와 SK의 파트너십은 그린 에너지 전환을 위한 파트너십의 좋은 예”라고 말했다. 터크 부장관은 국제에너지기구(IEA) 부사무총장, 미 국무부 기후 변화 부특사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요직을 지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상원의원 시절 법무 비서관으로도 4년간 근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