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실종자 수색 해병대원 사망 '애도' 한목소리…군 '안전불감증' 지적도

전날 경북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 중 급류 휩쓸려 김기현 "숭고한 희생 기리고 최대한 예우해야" 이재명 "구명조끼 없이 투입…반복된 인재"

2024-07-20     문장원 기자
20일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여야가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사망한 해병대원에 대해 한목소리로 애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야당은 해병대가 구명조끼 없이 대원을 수색 작업에 투입한 점을 들어 이번 사고를 '인재'로 규정하고 군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해병대 장병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며 "실로 마음 무겁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에게는 깊은 위로의 말씀과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오열하는 부모님의 절규가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며 "고인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을 숙연하고 정중한 마음으로 기리고 최대한의 예우하도록 해야 하겠다"고 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해병대 장병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도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실종자 수색과 복구에 최선을 다하되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에서 철저히 안전 대책을 강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당 지도부는 최고위원회의 시작에 앞서 집중 호우 희생자들과 사망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빌며 묵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박대출 정책위의장과 함께 경북 포항시 해병 1사단 내에 마련된 순직 해병대원의 빈소를 조문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대 해병대원의 죽음을 애도한다"며 "깊은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분들과 전우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숨진 대원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하천변 실종자 수색을 하다가 급류에 휩쓸린 점을 언급하며 "또다시 반복된 인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고인은 장갑차도 1시간을 못 버틴 급류 속에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은 채 작업에 투입됐다고 한다"며 "왜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살인 아니냐는 유가족분들의 애끊는 절규와 허망함에 주저앉아 버린 동료 전우들의 모습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말에 다시 장마 예보가 있다. 이후 본격적인 수해복구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안전을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여기에 폭염 위험까지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중앙 및 지방정부는 살인적 더위가 수사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수준의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방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서 경위를 철저하게 규명하고, 위험 현장에 함께 하는 장병들의 안전 대책을 철저하게 점검하기 바란다"며 수해 실종자 수색 및 복구에 투입된 군 장병의 안전 대책 마련도 촉구했다. 정의당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군의 안전불감 등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상무집행위원회에서 "군은 장갑차도 못 버틸 정도로 불어난 강을 수색하면서 구명조끼 하나 지급하지 않았는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방부는 병사들을 안전 대책 없이 투입한 경위를 명백히 규명해야 한다. 국방위원회 현안 질의 등(을 통해) 군의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편 해병대사령부는 구명조끼 없이 실종자 수색 작업에 대원을 투입한 당시 상황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순직한 해병대원에게 구명조끼를 입지 않도록 판단한 근거'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규정·지침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해병대 제1사단 소속의 해병대원이 지난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 해병대원은 실종 14시간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