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신당·무소속 가능성 시사…내년 총선 변수 될까
19일 '정당 바로 세우기' 주최 강연서 언급 정치 행보 질문에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고민"
2023-07-20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신당과 무소속 등 모든 방법을 열어놓고, 출마를 고려한다고 밝히면서 내년 총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거대 양당 '대립 정치'에 중도·무당층이 증가한다는 점, 최근 등장하는 제3지대에 무게감 있는 인물이 부재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보수'를 표방하는 유 전 의원이 제3당으로 나올 경우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당 바로 세우기'(정바세)가 주최한 강연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진짜 백지상태에서 프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출마할 것이냐, 말 것이냐 혹은 출마하면 어디로 할 것이냐, 신당을 할 것이냐, (국민의힘에) 남아 있을 것이냐' 등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향후 총선이 우리나라 정치 미래를 좌우하는 만큼 원점에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 중"이라며 "총선이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굉장히 중요한 계기인데, 미력하고 작은 힘이지만 어디서 어떻게 할지 백지상태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는 "총선 때 신당 만들어서 몇 석 얻고, 대선 때 흡수 통합돼 '떴다방' 비슷한 기회주의적인 3당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절대 인정 안 한다"며 "죽을 각오로 끝까지 가겠다는 말을 국민이 믿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유 전 의원의 신당 언급은 최근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가 등장하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현재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한국의희망, 금태섭 전 의원의 새로운당, 정의당 재창당 등 잇따라 나타나고 있지만, 대부분 진보 계열로 구분된다. 때문에 '합리적인 보수'를 내세우는 유 전 의원이 3당을 창당한다면 중도·보수층 공략에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거대 양당의 '대립 정치'에 무당층 비율은 두 자릿수를 넘어서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도전장을 내민 제3지대의 경우 중량감 있는 인물이 부족하다는 점도 유 전 의원에게 긍정적인 부분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서치뷰가 지난 2일 발표한 6월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범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20%)에 이어, 유 전 의원이 15%를 기록했다. 친윤을 제외하면 보수 진영에서 유 전 의원이 차기 대권주자로 인식되는 것으로 풀이된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특히 유 전 의원이 친윤(친윤석열) 중심의 여당에서 사실상 공천을 받기 어려운 점도 3당 행보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그간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당 내부에서 방류 의견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유 전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여러분도 알다시피 제가 국민의힘에서 처한 현실이 그렇지 않느냐"라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설 땅이 없다"며 국민의힘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