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명’이 세운 6·25 참전 美 워커 장군 흉상 우뚝 선다
오는 28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제막식 개최
2024-07-21 이정수 기자
매일일보 = 이정수 기자 | 네 살배기 코흘리개 어린이부터 아흔이 넘은 백발 어르신까지 다양한 나이와 지역의 주민 5천여 명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마련한 6·25 참전 미 장군 흉상이 우뚝 선다.
경북 칠곡군은 오는 28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김재욱 군수, 워커 장군의 손자 샘 워커,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김종연 영남대 의료원장, 김리진 워커대장추모기념사업회장을 비롯해 중고등학생과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워커 장군 흉상 제막식’을 개최한다.
‘월턴 해리스 워커(1889~1950)’ 장군은 6·25 당시 전 국토의 90%가 북한군에게 점령당한 절체절명 위기에서 ‘워커 라인(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해 북한군을 막아내고 인천상륙 작전을 가능하게 했다.
흉상은 워커 장군을 또래 친구들에게 알려달라는 김동준(장곡중·3) 군과 친구들이 김재욱 군수에게 보낸 민원에서부터 비롯됐다.
학생들의 민원을 접한 김 군수와 칠곡군 한미친선위원회(회장 이삼환)는 흉상 건립으로 화답하며, 지난달 21일부터 “천 원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이러한 사연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에서 워커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천 원 지폐는 물론 고사리손이 내민 100원 동전도 모이기 시작했다.
대구 영남대의료원은 ‘천 원 모으기 운동’을 펼쳤고, 북삼어린이집 원생은 부모로부터 받은 동전을 저금통에 넣는 등 가슴 따뜻한 동참이 이어졌다. 티끌 모아 태산을 이루듯 작은 정성과 마음이 모이고 모여 마침내 흉상 건립에 필요한 1천300만 원이 모였다.
흉상은 어린아이의 눈높이를 고려해 받침대와 기단을 포함 153cm 높이로 제작되며, 2종 공립박물관이자 국가보훈부 현충 시설로 지정된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자리 잡는다.
오는 28일 ‘워커 장군 흉상 제막식 청소년 추진위원회’와‘칠곡군 한미친선 위원회’주관으로 칠곡호국평화기념에서 제막식을 연다.
정시몬 한미친선위원회 사무국장은 “동료나 지인과 함께 천 원을 모아 보내주신 개인이나 단체가 많았다”며“중요한 것은 금액이 아닌 마음이다. 작은 정성이 모여 기적을 만들어 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재욱 군수는 “제막식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이 주도하는 의미가 남다른 행사로 열릴 계획”이라며“워커 장군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도록 제막식에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