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 집 마련 타이밍, “지금이 맞을까?”
"최고점 대비 가격 떨어져… 매매 타이밍 놓칠 수 있어" "거래량 회복 안 돼… 외곽지역은 가격 상승 제한적"
2023-07-23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더 오르기 전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역전세난을 고려해 아직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들이 상충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신중론과 매수론으로 갈리고 있으나, 최근 들어서는 집값이 바닥을 완전히 다졌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다만 공통적으로는 내 집 마련을 위해 무리한 대출을 하는 등 매수를 서둘러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평균 10억7147만원으로 전고점(12억2566만원)의 87.4%까지 올라섰다. 지난 2022년 금리인상 여파로 하반기 기준 9억9158만원(전고점의 81%)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초부터 규제완화 후 반등한 것이다. 대체로 강남·서초·용산구 등 주요규제지역 시세 회복이 빨랐다. 강남은 전고점의 93%, 용산구 94%, 서초구는 90%까지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세가 둔화하고 매매가격 변동률이 상승하면서 집값이 바닥을 다진 게 아니냐는 의견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서울 노원구 한 공인중개사는 "인근 지역은 지난 정권 오른 집값이 지난해부터 대부분 빠졌으나, 최근 투자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라며 "대부분 해당지역이 아닌 외지인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해까지 노원구와 비슷한 양상이었던 인천 송도도 마찬가지다. 금리인상으로 떨어진 집값이 외지인들 투자로 호가가 수억원이 오른 것이다. 고금리로 잠잠했던 소비자들이 다시 움직이는 것은 앞으로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것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고물가로 기준금리 추가인상을 검토 중이나, 국내에서는 부동산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올해 들어 단 한 번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부동산 경기 사이클은 올 하반기에, 수도권은 오는 2024년 상반기쯤 저점일 것”이라며 “바닥일 당시 움직이면 매수 타이밍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흐름에 앞서 움직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도 “매수를 고려하고 있다면 관건은 대출 등을 포함한 본인의 자금부담 여력”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황비용(DSR) 등 최대한도 내에서 보인이 감당 가능한 금액이고 원하는 매물이 있다면 매수를 고려해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고점 대비 떨어진 상태기도 하고 타이밍을 재다보면 적시에 사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도 “큰 흐름에서 지금 당장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어렵더라도 추가 하락 리스크는 확실히 이전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에 급매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면서 “도시 집중이 이어지는 만큼 서울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고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내 집 마련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최근 강남권이나 마포·성수·여의도 등 주거 상급지나 정비사업 호재 지역이 강세를 보이지만 거래량은 예년 수준을 밑돌고 외곽지역은 가격 상승폭도 제한적”이라며 “당장 7월 및 8월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면 거래나 가격도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상반기 집값 회복 기대감과 대출금리 하락으로 젊은층의 주택 매수세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경기침체 및 금리인상 등 부정적 이슈로 주택 매수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역전세난 우려가 해소된 이후 주택을 매입해도 늦지 않다는 조언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하반기 역전세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주택 가격이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며 “역전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기존 주택을 매매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급하게 시장 분위기에 쫓겨 매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와 대출금리 변동성이 낮아지면서 투자환경이 이전보단 개선되고 있다”면서 “그래도 여전히 거래량은 평년 수준을 밑돌고 주택경기가 둔화해 투자 여건이 가변적이라 성급한 매수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