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식품업계, 해외서 리스크 상쇄 총력
한류‧기술진보 ‘글로벌 경쟁력’ 장착…해외서 지속가능 수익모델 확보 사명 변경부터 현지 법인 설립 및 캐파 확대 등…현지 입맛 잡기 총력
2024-07-23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국내 식품업계가 인구감소, 오프라인 규제 등 정체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러‧우전쟁, 고환율 등 업황에 악영향을 끼치던 여건들이 일부 개선됨과 더불어, 탄탄한 기술력‧품질력, 한류열풍이 뒷받침돼 향후 수출에서의 호실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기업들은 ‘한류열풍’과 ‘현지화’ 전략을 필두로 해외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며 수익성과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오리온은 러시아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체리, 라즈베리 등 잼을 활용한 초코파이로 현지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 품목 다변화와 비스킷 등 신규 카테고리 확장에 성공하며 올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이 112.3%, 59.2% 씩 신장했다. 현재 파이 생산라인 증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젤리도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풀무원은 ‘풀무원USA’, ‘아사히코’, ‘푸메이뚜어식품’ 등 미국‧중국‧일본 해외법인을 기반으로 생산 인프라 확충을 통한 현지 대응력 및 수익성 제고를 목표로 하는 ‘글로벌 투자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마스터플랜은 통해 미‧중‧일 사업을 턴어라운드 시키고, 더 나아가 캐나다 유럽과 동남아 시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 만두소 육류로 대부분 돼지고기가 사용되는 것과 달리 닭고기를 선호하는 현지 식성을 고려해 ‘치킨 만두’를 개발했다. 특유의 향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만, 미국에선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야채인 ‘고수’를 부추 대신 첨가했다. 최근 정부의 압박으로 제품 가격 줄인하를 이어온 라면업계에게 해외 사업은 활로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일붙터 국내 라면 시장 점유율 1위 농심을 필두로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모두 줄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정부의 감시와 소비자 여론 등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농심은 미국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섬에 따라, 해외사업에 힘을 준다. 2030년까지 매출 15억달러와 함께 미국 라면시장 1위 역전을 이뤄내겠다는 구체적 목표치도 제시했다. 지난해 농심의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37%로,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이 6대 4까지 올라왔다. 향후 해외 사업 호조세에 따라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뚜기는 내수에 집중된 수익모델을 해외로 확대한다. 지난해 말엔 오뚜기의 간판 면류 제품 진라면의 모델로 BTS 진을 발탁했다. 해외 영향력이 높은 K-POP 아이돌을 브랜드 모델로 내세우며, 올 1분기 라면 수출액은 약 274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오뚜기 미국 법인의 매출액은 266억원으로 전년 동기 190억원 대비 39.97% 증가했다. 기순이익은 3,185백만원으로 전년 동기 757백만원 대비 320.94% 성장했다. 삼양식품그룹은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사명을 바꾸며, 글로벌 인지도 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에 강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달엔 해외전용 건면브랜드 탱글을 론칭했다. 해외를 타겟으로 밀양 신공장에서 생산되는 첫번째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다. 미국, 캐나다 등 미주 지역 판매를 위해 초도 물량 선적이 완료됐으며, 추후 유럽, 오세아니아, 중동, 아시아 등으로 판매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잠재수요‧규모의 경제가 우월한 글로벌 시장 사업 거점 확대를 위해 현지 캐파 증설, 해외 법인 신설 등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며 “내수 수익성에 한계는 분명하지만, 국내에서의 인지도와 기술‧영업력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기에 동시에 국내 사업 경쟁력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