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자동차가 얼마 전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이름을 개명했다. 국내 기업을 표명하는 동시에 ‘삼성’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독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최근까지 르노코리아는 국내 5사 중 최하위를 달리는 제작사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연간 약 8만대 정도를 각각 판매하는 벤츠나 BMW 대비 훨씬 적은 차량을 판매할 정도로 입지가 약해졌다. 차량 가격 경쟁력도 위축되고 올해 신차가 한 대도 없어 존재감이 더욱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우려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 출신인 스테판 드블레즈 대표이사가 지난해 부임하면서 제대로 된 신차가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공장의 장점인 다양성과 효율성도 눈여겨 볼만하다. 대부분의 공정과 작업이 공장 내에서 이뤄지고, 다품종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의 결합을 추진해 상당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같은 작업장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게 되면 품질과 작업적 특성이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부산공장은 이로 인한 효율성과 작업성의 한계를 극복했다. 부산공장은 르노 세계 공장 중 생산 경쟁력 2위로 자리매김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공장 자동화와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해 생산인력을 꼭 필요한 곳에만 배치하고, 자동화한 구역은 소등 처리해 에너지 절약도 실천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작사들이 신차 수출을 위한 선박을 확보하기 매우 어려워졌다. 한국지엠은 자동차 전용 선작인 카 캐리어 선박을 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을 정도다. 르노코리아는 부족한 선박을 보충하기 위해 카 캐리어 선박보다 구하기 쉬운 컨테이너 선박을 활용해 신차를 싣는 방법을 고안했다. 관련 시설을 공장 내 갖추고 컨테이너에 신차를 싣는 방식을 주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40피트 컨테이너에 약 2대의 차량이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주력 수출 모델인 소형차 XM3를 3대씩 탑재하며 수출단가를 낮추는 효과까지 내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최근 전기차를 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연기관차와 혼류 양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다른 제작사가 전기차 혼류 생산을 활용했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쉽지 않은 것으로 일컬어져 왔다. 다만 르노코리아는 현실적으로 부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라인을 구축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최적화한 혼용 생산 방식을 고려하는 중이다.
내년쯤 르노코리아가 새롭게 탄생할 것으로 확신한다. 르노코리아는 새로운 중형 이상급의 신모델을 양산·판매하고 OEM 수입차를 수입·출시하며 부산공장 생산 효율화를 이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향후 전기차를 성공적으로 생산하고, 노사 관계를 안정화하는 등 과제들을 최대한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