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리위, '수해 골프' 홍준표 징계 수위 26일 결정···사과 반영될까
전국 수해 상황서 골프 쳐 논란 징계 논의되자 돌연 '사과' '수해 골프' 제명 전례, 과하지욕 SNS글 변수
2023-07-2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수해 골프' 논란을 일으킨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그가 받아들 징계 수준에 이목이 쏠린다. 홍 시장의 사과가 징계 수위 조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나, '제명' 전례와 홍 시장의 SNS 행보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리위는 지난 20일 회의를 열고 홍 시장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오는 26일 재차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윤리위는 징계 사유로 당 윤리강령 제22조 2항(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을 들었다. 또 언론 인터뷰 및 페이스북 글을 게시하는 과정에서 품위유지 의무를 지키지 못했다며 제4조 1항도 징계 사유에 적용했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모든 국민이 수해로 안타까워하고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집권당 소속 광역단체장은 응당 국민과 아픔을 함께해야 하고, 만약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공감 능력 부족을 드러낸다면 이는 바로 당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해당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시장이) 공식 사과해 더 이상의 논란 확산이 차단되긴 했지만, 윤리위로서는 이미 벌어진 해당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충청·영남 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지난 15일 대구의 한 골프장에 골프를 치러 갔다. 이에 대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그는 '자신은 규정을 위반한 것이 전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가운데 윤리위는 지난 18일 홍 시장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 여부를 다루겠다고 알렸다. 관련해 당 내에서는 반성 없는 홍 시장에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 악화는 물론 당에서도 비판이 계속되자 홍 시장은 지난 19일 "전국적으로 수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골프는) 부적절했다는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사과했다. 홍 시장이 한발 물러섬에 따라 윤리위가 내릴 징계 수위도 '극단'에 이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 위원장도 "징계 수위라는 것은 제반 사정이 다 감안이 돼 윤리위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윤리위가 문제 삼은 SNS 글도 삭제한 상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의 네 단계로 나뉜다. 통상 당원권 정지 이상을 징계를 '중징계'로 분류한다. 다만 홍문종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2006년 '수해 골프' 건으로 제명된 전례가 있어, 홍 시장이 다른 징계 수위를 받아들 시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홍 시장이 징계 개시 의결 직후 SNS에 '과하지욕'(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참는다)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도 변수다. 자칫 반성하지 않는다고 보여질 수 있다. 김기윤 윤리위원은 지난 20일 윤리위 회의 후 "저희는 홍 시장이 사과문을 썼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할 것으로 본다"며 "수해 현장을 찾아가 가족들을 위로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양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홍 시장에 대한 징계 수위는 오는 26일 윤리위 회의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황 위원장은 "26일 (홍 시장의) 소명을 듣고 소명이 더 필요하면 징계 수위가 그날 결정이 안 될 수도 있고 될 수도 있다"면서도 "대개는 아마 그날 (결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속하게 마무리 지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