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불안한 저축銀 ‘신용도 추락’
79개 저축은행 올 1분기 9년 만에 적자전환 신평사들 "건전성 악화일로...업황개선 난망"
2024-07-23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자금조달 부담 가중 등으로 주요 경영지표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에 주 고객층이 경기 변동에 민감한 소상공인, 서민층인 만큼 업황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올해 1분기 528억원의 순손실로 9년 만에 적자 전환한 저축은행업계가 2분기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용평가사들이 저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최근 OK저축은행(BBB+), 웰컴저축은행(BBB+), 키움저축은행(A-), 바로저축은행(BBB+)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은 BBB+(부정적)로 새로 부여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도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OSB저축은행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로 조정했다. 신용등급 전망이 하락한 저축은행들은 조달환경 악화, 부동산PF 부실 우려, 대손비용 증가,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시중은행들과의 자금조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연 5% 이상의 고금리 예금을 대거 유치했는데, 그에 따른 이자비용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지난 17일 진행한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 웹세미나에서 저축은행업권에 대해 "지난해 4분기 조달된 고금리(5.3~5.4%) 예수금 비중이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재조달 과정에서 금리 부담이 존재한다"며 "조달금리 안정화 없이는 수익구조 안정화가 쉽지 않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PF대출 부실화 우려도 저축은행업권의 건전성을 악화하는 주요 요인이다. 최근 한기평이 등급전망 하향 저축은행 4곳을 포함, 12개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평가를 진행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PF(본PF+브릿지론) 대출 규모는 9조5000억원, 총 대출 대비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비중도 225%로 다른 업권 대비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러한 탓에 금융위원회가 지난 17일 저축은행업권 인수합병(M&A) 규제를 완화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부실 우려가 커진 상황이어서 M&A로 몸집을 키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