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O, '2050년 해운 탄소 중립' 중기 조치 발표 2027년 명시

시장 기반 조치 후보, 탄소 부담금·배출권 거래제 논의

2023-07-23     박규빈 기자
HMM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이달 초 국제해사기구(IMO)의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2050년까지 국제 해운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제로 달성 목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 또한 2050 탄소 순배출량 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IMO 중기 조치 발효 시기가 2027년으로 구체화됐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IMO는 오는 2027년 5월부터 탄소 배출에 대한 기술·경제적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IMO가 논의 중인 '기술·시장 결합 조치'는 온실 가스 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와 시장 기반 조치를 결합한 것을 뜻한다. 기술적 조치는 선박 설계나 운항 효율을 강제해 연료의 생산·운송·연소 전 과정에서 온실 가스 배출량을 기술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이번 80차 회의에서는 기술적 조치로 '연료 표준 제도'(GFS)가 채택됐다. GFS는 연료별 탄소 집약도를 제한하는 것으로, 각기 다른 연료의 특성에 대한 컨센서스를 수립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법을 의미한다. 시장 기반 조치는 화석 연료 가격을 강제 상향해 시장 경쟁력을 잃게 하거나 온실 가스 배출량에 부과금 등을 책정해 탄소 수입금을 형성하는 등 시장 기능을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경제적 조치는 기금 혹은 잉여금을 마련할 수 있어 업계 투자를 끌어내기 용이하고 초기 진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 다만 가격 예측과 합의가 어렵다는 불확실성이 있어 시장 기반 조치에 대한 회원국 간 견해차가 컸다. 시장 기반 조치의 후보로 논의되고 있는 것은 크게 2가지로, '탄소 부담금'(GHG Levy)과 '배출권 거래제'가 꼽힌다. 탄소 부담금 제도는 온실 가스 배출량 당 일정 금액을 부과해 기금을 운용하는 방법이며, 배출권 거래제는 선박별 할당된 배출량을 초과할 경우 배출권 시장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번 80차 회의에서는 탄소 부담금 제도에 대한 지지 의견이 대세였다. 배출권 거래제는 하나의 시장이 형성되기 위한 다양한 합의가 요구돼 과정이 복잡하다. 한편 탄소 부담금 제도는 마치 세금처럼 요금을 부과하는 형식으로 행정적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어 많은 회원국의 지지를 얻었다. IMO는 향후 중기 조치에 대한 영향 평가와 이행을 위한 협약 개정안 승인을 거쳐 최종 채택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중기 조치로부터 국내 해운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한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사산업연구실장은 "시장 혹은 가격 형성 과정에서 이익을 대변할 수 있어야 국내 해운업계를 보호할 수 있다"며 "중기 조치 영향 평가·제도 마련을 위한 운영위원회가 형성될 시 이에 적극 참여하고 중기 조치 대응을 위한 태스크 포스(TF)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환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도 "규제 결정 과정에서 우리나라보다 다른 나라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검증·실증·평가 등에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