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중 코인 거래'로 제명 받아든 김남국···실제 제명까진 '글쎄'

윤리특위 자문위, '상임위 중 코인 거래' 김남국에 '제명' 권고 김남국 제명안, 사실상 민주당 의지에 달려 압박 수위 높이는 與···野는 '제명 부정론' 견지

2024-07-23     이태훈 기자
지난해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 상임위원회 도중 가상자산(코인) 거래로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로부터 제명 권고를 받아든 가운데, 실제 제명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쏠린다. 국민의힘은 자문위 결정이 지극히 상식적이고 당연하다며 제명을 부추기고 있다. 다만 민주당의 적극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실제 제명은 어렵다는 게 정치권 중론이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산하 자문위는 지난 20일 상임위 중 200회 이상 코인 거래를 했다고 알려진 김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권고했다. 유재풍 윤리심사자문위원장은 "국회법상 의원의 품위유지의무, 윤리강령 준수와 성실의무, 사익추구 금지 의무 등에 관해 장시간 토론하고 자료조사를 했다"며 "그 결과 제명 권고 의견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자문위 결정을 환영하며 속도감 있는 향후 절차를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지난 21일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은) 국회를 '코인 거래소'로 이용하였을 뿐 의정활동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국회의원으로 일할 의지도 전혀 없었다"며 "윤리특위와 본회의에서도 자문위의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바닥까지 떨어진 국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문위 권고에 호응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김예령 대변인은 23일 논평에서 "(김 의원에 대한) 의원직 박탈만이 국민을께 사죄하는 해법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김 의원은 반성의 기미가 없고, 민주당 내에선 '범법자가 아닌데 제명은 지나치다',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 등의 반발이 쏟아져 나왔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김 의원 제명안은 결국 국회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움켜쥐고 있는 민주당에 의해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며 "결국 '국민의 눈높이와 여론에 맞춰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는 민주당의 달콤한 다짐이 곧 있을 김 의원 제명안을 처리하는 민주당의 태도에서 증명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실제로 김 의원 제명안이 윤리특위와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사안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단 국회 윤리특위가 자문위 권고를 따를 의무는 없다. 현재 윤리특위 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변재일 의원이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동수로 구성돼 있다. 만에 하나 본회의 표결까지 상정된다 해도 실제 제명까진 재적 인원의 3분의 2(200명)가 동의해야 한다. 사실상 민주당의 의지 없이 김 의원을 제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원 제명에 대한 언급을 일절 피했다. 대신 박찬대·장경태 최고위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김 의원 제명과 관련한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 등 당 내부에서 자성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 제명까진 난관이 예상된다. 윤리특위 32년 역사에서 '본회의 제명 건수'가 0건이라는 점도 제명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1991년 윤리특위가 구성된 이래 가결된 징계안은 단 2건에 불과하다. 2011년 8월 '아나운서 성희롱 발언' 물의를 빚은 강용석 전 당시 한나라당 의원과 2015년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은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 사례가 있다. 윤리특위는 두 의원에게 각각 제명을 결정했으나, 강 전 의원은 본회의에서 '30일 국회 출입정지'에 그쳤고, 심 전 의원은 회의 표결 3시간 전 의원직 자진사퇴로 제명안이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만도 자문위가 제명을 권고한 건은 총 3건(윤미향·이상직·박덕흠)에 이르나, 이들 징계안은 현재 윤리특위에 계류 중이거나 폐기된 상태다. 한편 국회 역사상 현역 국회의원이 제명된 사례는 1979년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