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수난시대이다. 전국적으로 재개발사업 지역에서의 사고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2년 시공이 한창이었던 광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39층 콘크리트 타설 공사중 하부층의 동바리가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건물이 붕괴돼 작업자들이 사망했고, 전층을 철거해 재시공해야 하는 사고가 났다.
인천 검단 신도시의 지하주차장에서는 입주 5개월을 앞두고 건물이 무너지는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이천 아파트 신축공사현장에서는 철근의 양이 설계와 달리 철근수가 누락되게 시공되고 있다는 신고가 나왔다.
붕괴사고의 공통점 중 철근 수량이 설계와 달리 시공돼 큰 재난으로 이어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건축설계는 기본설계와 구조설계가 있는데 구조설계는 전체 건물의 기초뼈대와 하중, 즉 안전을 담당한다.
건축물 구조 안전에 맞춘 설계가 시공과 다르게 철근이 무더기로 누락되거나 바닥 시공방법의 지지방식을 설계도와 다르게 임의로 변경한다. 즉, 무단 구조변경을 감행한 현장의 경우 전체를 철거해야할 만큼 손상 부위가 크고 재부실의 위험성도 커지므로 입주예정자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철근과 함께 불량 콘크리트의 부실함도 드러났다. 콘크리트의 강도는 품질과 시공방법인데 최근엔 폭우 속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아파트 시공현장도 신고됐다.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의 경우 지하 천정을 받히는 보강철근이 빠져 있었고, 콘크리트 강도까지 부족하니 저항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은 설계하중이 초과됐다. 감리 과정에서는 이 모든 사항이 드러나지 않았다.
침수로 인해 입주자들을 당황하게 만든 아파트는 고가의 강남 브랜드 아파트였다.
이러한 시공부실 책임은 누가 떠맡아야 할까? 최근 붕괴된 현장의 안전관리 책임자가 안전 주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구속됐다. 담당자 몇몇이 형사처벌 받고 사태가 마무리된다면 이러한 관행은 앞으로도 고쳐지지 않을 것이다.
붕괴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는 정부 지적에 건설업체가 미온적으로만 움직이고 장기적인 관리나 대처가 미흡하기 때문이다. 시공사와 관계부서는 책임 떠넘기기나 단기적 대응이 일쑤다.
콘크리트 타설 이후에는 사고가 나지 않는 한 부실시공을 알아 내기기가 어렵다. 마감자재가 덮인 이후는 철거해보지 않고서야 내부사정을 알기 어렵다. 관리, 작업, 설계, 감리, 책임 등 모든 과정에 많은 수고스러움이 한두번의 부실화로 인해 전체를 허물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회적인 비용과 불필요한 건설폐기물은 덤이다.
건축물은 공학기술의 결정체다. 건설원가 상승과 대형 건설사의 독점적 시공, 극한의 기후변화와 고금리 등으로 대한민국 건설사는 어려운 기로에 서있다.
실제로 1년간 건설자재값은 30% 이상 폭등했고 일부 자재들은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특히 이 기간중 철근값은 50% 이상 올랐다. 레미콘 시멘트 등의 물류파동 등은 건설업의 존폐위기를 논해야 할 정도로 위험 수준이 됐다.
알 수 없는 영어이름 조합으로 발음하기조차 어렵게 아파트를 포장하거나, 마케팅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지 말고, 평생 모은 돈을 아낌없이 지출하게 할 믿음직스러운 집 한 채의 꿈을 실현해줄 건설사는 광고 속에서만 존재하는가.
분양가도 높아지는 만큼 보이지 않는 시공공정에 더 힘을 쏟고 과정을 공개하는 책임시공하는 모습을 입주자들은 진정으로 원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