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 집권' 훈센 "압도적인 승리"…집권당, 의석 싹쓸이 기대
반대당 참여 배제된 선거 논란…투표율 84.2% 장남 훈 마넷 권력 세습 시기도 주목
2024-07-24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캄보디아인민당(CPP)이 23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압승을 선언하면서 5년 더 연장될 전망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속 이산 CPP 대변인은 이날 총선 투표가 끝난 후 선거 결과 관련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며 "하지만 우리가 차지한 의석수는 아직까지 정확히 계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선 CPP를 비롯해 총 18개 정당 소속 후보들이 총 24개 선거구, 전체 의석 125석을 놓고 출사표를 던졌다. 다만 지난해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1652개 코뮌(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1648곳을 휩쓸었던 것과 이번 선거에 출마한 정당 대부분이 군소정당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CPP가 전체 의석을 모두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왕이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지명돼 훈센 총리는 향후 5년간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훈센 총리는 1952년 캄퐁참주에서 프랑스 점령군에 저항하는 대원의 아들로 태어나 1970년 공산 무장단체인 크메르루주 산하 비밀조직에 가입했다. 다만 공산화에 성공한 폴포트 정권이 킬링필드 대학살을 저지르면서 1977년 베트남으로 달아났고 이후 베트남 정부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 인민공화국 수립을 주도했다. 그는 1985년 32세의 나이로 총리에 취임한 후로 캄보디아를 통치해왔다. 앞서 훈센 총리는 일당 지배 체제 구축을 위해 반기를 든 야당 인사들을 탄압한 바 있다. 그는 2017년 11월, 전체 의석 125석 중 55석을 가진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 혐의로 강제 해산시켰다. 또한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지난 5월 CNRP 출신 인사들이 만든 촛불당(CP)의 총선 참여 자격을 박탈했고 해외로 망명했거나 가택연금 중인 정적들을 대상으로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을 경우 향후 출마 자격을 제한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도 했다. 이에 국제 인권단체들은 반대파를 무력화하기 위해 법 체제를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는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선거에 투표 참관인을 캄보디아에 보내지 않았다. 이날 진행된 투표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전국 2만 3789곳의 투표소에서 진행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의 유권자는 971만 655명이며 이중 84.2%에 달하는 817만 7053명이 투표했다. 훈센은 총선 투표율과 관련해 "극단주의자들의 선동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민주주의 실현에 동참했다"면서 "선거를 방해한 자들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CPP가 총선 승리를 선언하면서 부자 간 권력 세습 시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훈센 총리는 올해 7월 총선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5년 임기를 마친 후 장남인 훈 마넷에게 물려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직 군 장성인 훈 마넷이 기존 정치인들과 대중들로부터 후임 총리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 임기 중반에 권력 세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