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대출 늘린 지방銀 부실 ‘눈덩이’
1분기 부실채권 2351억…일 년 새 76%↑
2024-07-24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지방은행 부실이 가시화되고 있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늘린 결과 가계 부실채권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은 부실채권을 상‧매각하고, 충당금을 쌓으며 자산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다만 치솟는 연체율 지표는 경기침체에 대한 고객 불안감을 키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은행 등 5개 지방은행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가계 부실채권(NPL)은 235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76.4%(1018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 등급 대출채권을 말한다. 해당 자산은 별도 관리하다가 회수 가능성이 더 낮아지면 손실로 반영한다. 은행들은 장부에서 지우는 ‘상각’이나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 ‘매각’을 활용한다. 이러한 채권 부실에 대비해 은행은 충당금을 미리 쌓아놓는 것으로 자산 건전성 지표를 관리한다. 개별 은행으로 살펴보면 JB금융그룹의 가계대출 부실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은행의 지난 1분기 가계대출 부실채권은 일 년 새 224.2%, 광주은행 149.4%, 부산은행 47.1%, 대구은행 48.7%, 경남은행 12.7% 등 순으로 늘었다.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최대 600억원이 넘었다. 전북은행의 지난 1분기 가계대출 고정이하여신은 650억원을 기록했다. 5대 지방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로 제일 작았던 부산은행의 두 배에 달했다. 이어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480억원, 광주은행 435억원, 대구은행 400억원, 부산은행 385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JB금융그룹 산하 전북은행이 0.87%로 가장 높았다. JB금융 계열사인 광주은행도 0.54%로 뒤를 이었다. 이어 경남은행 0.39%, 대구은행 0.23%, 부산은행 0.22%로 집계됐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높았다.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의 규모가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 건전성 관리가 신통치 않아 보인다. 지방은행의 위기 돌파 역량이 주목된다. 예년과 달리 다소 내린 금리로 순이자마진(NIM)이 줄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신(PF) 부실 우려로 충당금 적립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BNK·DGB·JB금융지주의 상반기 지배주주 순이익을 1조900억원대로 내다보고 있다. 전년 상반기 대비 100억원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