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인상 임박…딜레마 빠진 한은

금리 격차 2%p 가능성…출렁이는 환율에 경제 타격 전망

2023-07-25     김경렬 기자
제롬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안을 논의한다. 연준의 마지막 인상 스텝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를 동결한 우리나라와의 금리격차는 다시 벌어진다. 이 경우 우리나라 경제는 타격을 받는다. 한국은행의 수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6일 오후 2시(한국 시간 27일 오전 3시)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안을 결정한다.

이번 논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시장은 7월이 미국의 마지막 금리 인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지난 20일 “연준이 이번달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p) 인상할 것으로 본다”며 “9월 회의 때 입장은 매우 열려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상 사이클이 멈출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앞서 제롬 파월 의장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해서다.

연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단행한다면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5.5%까지 오른다. 한미 양국 간 기준금리가 2%p로 벌어지는 셈이다.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이나 원화 가치 하락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한은의 딜레마는 깊어지고 있다. 통화당국의 결정이 ‘물가안정과 경기부양’, ‘금융안정과 가계부채’ 등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 6월까지 물가상승률은 빠르게 진정됐다. 6월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2.7%)은 1년 9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같은 기간 근원물가 상승률(3.5%) 역시 3%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새마을금고 사태, 부동산 PF 부실 우려 등 금융시장이 불안감이 커지면서 경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은이 금리를 무리하게 올릴 경우 중소형 시공사, 부동산 신탁사 등으로 금융시장의 연쇄 부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가계부채 증가세 역시 심상치 않다. 6월 한 달 간 은행권 가계대출은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기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도 7조원 가량 늘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7월에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3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권 전체로 보면 가계대출의 4개월 연속 증가세가 코앞인 셈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에 대해선 부실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상반기 부실채권을 2조2130억원어치 상‧매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각 또는 매각은 은행 보유 자산에서 제외시켜 연체율 등을 관리하는 ‘비상 수단’으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