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어 김영환까지…수해 중 일가 땅 인근 공사 발주에 與 '곤욕'
與 광역단체장, 수해 중 처신 연일 도마 이재명 "김 지사 태도 기가 막혀" 국민의힘, '논란' 인사 처분 속도
2024-07-25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충청북도가 궁평2지하차도 참사 수습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영환 충북지사 일가가 소유한 토지 입구 정비를 위한 공사를 발주해 논란이다. 국민의힘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수해 골프' 논란을 비롯,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수해 중 적절치 못한 처신으로 연일 비판 받자 곤욕스러운 눈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충청북도 도로관리사업소는 궁평2지하차도 참사 이튿날인 지난 16일 '괴산 후영지구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정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입찰을 공고했다. 해당 공사는 급경사지 붕괴 위험지역에 옹벽을 쌓는 3억3천만 원짜리 공사로, 공교롭게도 예정지 인근에 김 지사 일가의 땅 14만 제곱미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 받는 부분은 공사 발주 시점이다. 발주 당일까지도 지하차도는 침수돼 있었고, 10명이 넘는 실종자 수색도 진행중이었다. 참사 대응 및 수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비교적 후순위의 업무를 주말에 처리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주말에 시간이 될 때 미리 올려놓은 것이란 취지로 해명했다. 충청북도도 해당 사업 발주는 김 지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 김 지사는 지하차도 침수 사고에 '늑장 대응'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지사의 행동이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하며 총 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충남 부여 수해복구 현장을 찾기 전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지하차도 참사를 언급하며 "명확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공무원들이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던 인재였던 것이 확실하다"며 "공무원들 탓하려는 게 아니고 결국 지휘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김 지사 태도가 기가 막힌다"며 "사람이 죽어가는 현장을 버려두고 '한두 명 죽거나 다친 줄 알았다'며, 그래서 딴 데를 가봤다는 그 마인드가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강선우 대변인도 24일 소통관 브리핑에서 "도민의 생명보다 가족의 땅이 더 중요했느냐"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질타했다. 강 대변인은 "김 지사가 가족이 소유한 토지 주변을 정비하는 일만큼 수해에 대비했다면, 소중한 국민이 목숨을 잃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전국적 수해 상황 속 자당 광역단체장들의 처신이 도마에 오르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 여당은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자 해당 인사들에 대한 처분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자연재해 등 상황에서 골프를 제한하는 당 강령을 들어 논란 발생 6일만에 홍 시장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했다. 수해 참사에 늑장 대처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 지사에 대한 당 차원의 조치 가능성도 열어놨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24일 '궁평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조문 후 "우선 국무조정실에서 일차적 조사를 하는 걸로 알고 있고 경찰에서도 수사하고 있다"면서도 "결과가 나오면, 또 당에서 조치할 필요가 있으면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