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증권사 베트남법인 희비교차

한투·NH 순항… 신한·미래 인센티브 지급 및 경기 침체로 ‘아쉬운 성적’

2024-07-25     이채원 기자
국내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그간 효자노릇을 하던 증권사들의 베트남법인 실적이 올해는 회사별로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베트남법인 순손익은 46억6409만원으로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62억3618만원) 순익의 절반 이상의 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은 호실적의 배경으로 신규 사업이 안정적으로 안착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베트남법인인 ‘KIS베트남’은 기존 주력사업인 위탁매매(Brokerage) 부문 강화와 더불어 CW(커버드워런트·Covered Warrants)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파생시장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특히 한국투자증권 베트남법인은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에 해당하는 상품인 커버드 워런트는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또 상장지수펀드(ETF) 지정 참가회사(AP·Authorized Participant) 및 유동성 공급자(LP·Liquidity Provider) 업무 분야에서 외국계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진출해 올 1분기 기준 베트남에 상장된 ETF 11개 중 9개의 AP·LP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사업에도 나선다. 지난해 7월, 동남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제품 생산 그룹인 ‘안 팟 홀스’(An Phat Holdings)의 130억원 규모 교환사채(EB) 발행을 주관한 바 있다.  NH투자증권 베트남법인의 1분기 순익은 4억6300만원으로 지난해 전체(16억1700만원)와 비교해 순항하고 있는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의 베트남법인은 2017년말 JV(조인트벤처)를 청산하고 100% 인수를 통해 새롭게 출범했다.  NH투자증권은 동남아 시장에서 오랜 기간 축적해온 노하우와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21년 말 베트남 최대 온라인 은행 플랫폼인 Timo와의 계좌개설 협업을 진행한 바와 같이 디지털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베트남법인에서 고객 디지털 채널 강화를 위한 MTS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아쉬운 베트남법인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1분기 베트남 법인 분기순손익은 5억원으로 전년도 동기(17억36000만원), 전년도 전체 실적(44억9900만원)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이에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성과에 대해 법인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 것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의 베트남법인은 리테일과 IB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2016년 2월 출범한 법인은 베트남 기업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주관을 맡는가 하면 3000만 달러 규모의 2년 만기 김치본드를 발행하는 등 베트남 현지에서 다양한 IB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있다.  이후 베트남 현지에 IT 인프라를 구축하고 MTS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리테일 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해 7월에는 하노이 지점을 개점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향후 베트남법인은 글로벌 IB비즈니스에서부터 베트남 현지 리테일 영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경쟁력 있는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 역시 올 1분기 지난해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5% 감소한 73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 측은 증시 부진에 따른 거래량 감소 등으로 법인 실적이 줄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