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양당, 말로만 민생 "실천하라"
2024-07-26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열린 날,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42년 만에 방한한 이유에 대한 물음에 미 장병이 그 사람의 말 대신 행동을 보라(Actions speak louder than words)는 미국 속담을 거론했다는 얘기가 있다. 이는 그 사람의 인격 등을 보기 위해선 말보다는 주변 사람들에게 행하는 행동들을 살펴보라는 것으로 미국이 우리나라에 대한 확장억제가 확고히 이행될 것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미군 측 행보와는 대조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본인들이 언급한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 대신 상대를 향한 비판만 하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양당은 김남국 의원에 의해 불거진 가상자산 투자 의혹을 놓고 권익위원회에 의원 전원의 가상자산 취득, 거래, 상실 등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대신 국민의힘은 김남국 의원의 제명을 강조하고 민주당은 자진 신고한 권영세 통일부장관의 가상자산 관련 의혹을 부각, 국회 윤리위원회 제소를 밝혔다. 또한 국회 윤리자문심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까지 국회의원들의 가상자산 소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받았지만 국회법 개정안 부칙에 직계존비속이 적혀져 있지 않아 이들의 소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받지 못 하고 있다. 특히 이 부칙은 특례이기에 글자 그대로 시행할 수밖에 없다. 자문위가 입법 권한을 가진 국회의원들 대신 국민들의 비난을 맞아주는 총알받이가 됐고 국민의힘이 지난 25일 공무상 비밀누설 금지 의무 위반 등을 거론해 법적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국민의힘이 개인정보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고 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수조사를 연기하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고 자문위는 양당의 태도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이 신뢰하는 정부기관 중에서 국회는 24.1%를 기록하면서 10년 연속으로 꼴지를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 양당 지도부가 민생을 챙기겠다고 발언을 하면서 정쟁으로 몰고 가려는 모습에 대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가상자산 의혹뿐만이 아니라 교권 침해 논란도 교사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한 악성 민원인 퇴치 방안 논의가 아닌 학생인권조례와 사교육 카르텔을 거론해, 피폐해진 학교 현장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리컬테크 플랫폼과 변호사협회 간 갈등이 불거진 현실서도 여야 정쟁 때문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논의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 사실상 국회가 직무를 태만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국회 의석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양당 모두 말로만 민생을 챙기겠다고 주장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