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인수전 최대변수 ‘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DB생명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보험사 없는 우리금융, MG손보 인수 참전 기대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보험사들이 시장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새로운 주인에 따라 보험업계의 자산 순위가 오르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변수는 금융지주다. 최근 하나금융의 KDB생명 인수 참여 소식으로 보험회사 M&A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ABL생명보험, MG손해보험 M&A 등에도 금융지주의 참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의 매출처 다변화를 위한 경쟁이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격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매각 본입찰을 마감하고 하나금융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 PEF,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 공동 설립)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전량(92.73%)이다.
KDB생명은 작년 말 자산 기준 업계 11위(20조3716억원)에 올라있다. 하나금융이 KDB생명을 인수해 기존 계열사인 하나생명보험과 합병할 경우 자산은 26조원을 기록, 단숨에 생명보험업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한다. 이 경우 현재 9위에 랭크된 메트라이프생명보험(23조5212억원)의 자리를 꿰차 자산 8위인 흥국생명보험(31조525억원)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KDB생명에 대해 주요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 성사를 자신하고 있다. 이에 보험업계 순위 변동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2020년 산업은행은 KDB생명 네 번째 매각 시도에서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에서 제동을 걸었다. 이번에는 몸집이 큰 금융지주회사가 인수에 도전한 만큼, 까다로운 금융당국의 허들도 어렵잖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의 도전을 시작으로 보험사 M&A 시장은 모처럼 활기찬 분위기를 누리고 있다. 금융권의 M&A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잠재 매물로는 ABL생명(13위‧19조3372억원), 동양생명, MG손보, 롯데손해보험 등이 거론된다.
ABL생명과 관련해선, 최근 실시한 예비입찰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3~4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BL생명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지난해 말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ABL생명 지분 100%다. 매각가는 3000~4000억원 수준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ABL생명에 대해 예비입찰 때와 달리 본입찰에 금융지주사가 등장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이 유력한 후보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ABL생명의 매각 주체가 다자보험그룹(중국 금융당국인 은행보험관리위원회 설립)인 만큼 실제 매각이 성사될지는 지켜봐야한다.
최근 수익 증가세인 손보사 M&A 시장 역시 볕이 들고 있다. 시장에 나온 MG손보에 대해선 우리금융지주가 눈독들이고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다. 신한라이프생명보험(지난해 말 자산기준 업계 4위), 농협생명보험(5위), KB라이프생명보험(10위) 등 여타 금융지주 계열사가 보험사로 성과를 내고 있어 우리금융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
물론 MG손보는 수년째 적자로 재정건전성이 악화돼 부실금융으로 지정돼있다. 하지만 1조원에 달하는 롯데손보와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업계에서 추정한 MG손보의 매각가는 3000억원 가량이다. 우리금융이 라이선스부터 획득해 사업을 시작하기 안성맞춤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