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양평 고속도로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국민의힘 "억지 공세"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원희룡 국토교통 부장관의 사업 전면 백지화 논란을 놓고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조 요구서를 낸 것에 반발했다.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정책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과 관련된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에 대해 국조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당론으로도 채택됐다"고 말했다. 의총 직후 이 원내대변인과 송기헌 원내수석 부대표는 국회 의안과에 방문, 요구서를 냈다.

이날 제출된 요구서에 따르면 국토부가 김 여사 일가가 소유한 토지 인근에 종점을 바꿔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부처 책임자인 원 장관은 종점변경 경위나 대통령 처가 토지 인지 여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 간 사전 협의 여부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으면서 거짓 선동이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해당 사업을 백지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교섭단체 및 비교섭단체 배율대로 18명으로 국정조사를 위한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조사범위에는 △강상면 종점 변경 경위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후 신규 노선 변경 과정서 제기되는 제반 절차에 대한 의혹 △대통령 처가 포함 관련 인물들의 양평군 내 토지 취득 경위 등 전수조사 △지난 5월 8일 이후 국토부 등 진실 은폐의혹 및 외부지시 여부에 대한 조사 등이 있다. 또한 이번 요구서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된다.

민주당이 국회 의안과에 국조 요구서를 제출한 것을 놓고 국민의힘은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한결같이 터무니없는 억지 정치 공세를 하고 있다"며 "더 이상 양평 주민들에게 어려움 닥치지 않도록 정신 차리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의총에서 "국회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모습이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달라"며 "정쟁의 기회를 노릴 것이 아니라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백경훈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으로 "민주당이 제기한 대부분의 의혹은 용역사의 증인을 부르면 충분히 해소될 만한 내용"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이들마저 국토부 편이라며 증인 채택도 해주지 않으면서 몽니만 부렸다"고 했다. 그는 "용역회사 증인은 거부하면서 국정조사로 끌고 가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정권에 타격을 입혀 정치적 이득만 얻겠다는 얄팍한 술수를 민주당은 지금 당장 거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6일 국토위 전체회의는 16시간 동안 세 차례의 정회와 의사진행 발언, 본 질의, 추가 질의, 보충 질의까지 이어졌지만 별 다른 결론을 내지 못 한 채 산회한 바 있다. 전체회의서 전문가들을 증인으로 채택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