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보경이 생각하는 도시는 유기체와도 같은 성격을 지녔다.
도시는 사람이 없으면 작동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편리하고 좋게 공간을 만들어 놓아도 사람이 모이지 않으면 몇 년을 가지 못하고 그 장소는 폐허가 되기 때문이다. 도시의 내부 구성을 보면 다양한 기능들이 모여있다.
그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이 도시인데 그 내부에는 도로나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가 연계되고 그 중심축을 따라서 각각의 요소들이 상호적으로 기능하며 자리를 잡기도하고 밀접하게 변화한다. 그렇기에 당연히 살아 숨 쉬는 신체의 축과 도시의 축은 매우 유사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도시는 구축과 호흡, 사람의 몸이 만들어내는 공간이라 말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도시에서는 도로가 중심축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그들이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길과 도로를 따라 다양한 공간과 기능들이 연계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기능 중심시대를 벗어나면서 도로나 철도 같은 교통 인프라에서 녹지축까지 그 축의 성격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고 이것들은 시간 속에서 다양한 운동성과 리듬들을 갖게 되었다. 도시 공간은 어디든지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하고 그것들은 축과 연결되어 구성되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시가 지속적으로 기능하고 발전하기 어려운 것이다.
프랑스의 도시형태 분석학 교수인 필립 파느레(Philippe Panerai)는 도시를 양피지(Parchemin)라고 부른다. 오랜 시간에 걸쳐 무언가가 쓰여지고, 그 흔적이 흐려지면서, 그 위에 새로운 흔적이 다시 쓰여지는, 겹겹이 쌓이는 도시의 모습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겹겹이 쌓인 각기 다른 시간들은 그 자리에 남아서 도시에서 특별한 모습을 나타내고 움직인다. 어느 공간은 생기를 띄고 살아나기도 하고 혹은 사람에 의해 버려진다. 이렇듯 도시와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관계이다. 그들이 서로 교류하며 하나의 유기체로 살아가며 여러 다중적 리듬들이 생성되는 것이다. 도시의 성장과 소멸은 사람이 사는 사회를 증명해주는 증거물이기도 하다. 나는 이러한 생각과 이유들을 통해 도시를 살아 움직이는 율동감있는 모습으로 표현한다.
김보경 작가의 모든 작업에서는 도시의 리듬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도시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생명력과 활기찬 느낌에 주목한다. 도심 속의 넘치는 에너지와 생명력을 네온 색감의 간판이나 불빛들에서 포착했다. 이를 통해 네온의 형광색들을 이용하여 작업의 색채들을 구성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쨍한 색감들로 화면을 구성하고, 도시의 분리된 공간들을 이어주는 길과 도로들의 형상을 이용하여 작업을 한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연장된 모듈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이유 또한 도시들은 서로서로가 나눠지기도 하고 연결되기도 하며 개별적인 것들이 모여 전체의 커다란 풍경을 구성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도시 안의 각각의 공간을 이어주고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나는 ‘길’, 즉 ‘축’이라고 생각하여 수직적, 또는 수평적으로 이어지게끔 작업을 하고 있다.
- 김보경/ Bokyeong Kim
- 2023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조소전공 석사 졸업
- 2019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미술사학과 학사 졸업
- 2019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조소과 학사 졸업
- 2014 선화예술고등학교 졸업
개인전
2023 A Rhythmical Metropolis, 갤러리 도스, 서울
2023 규칙과 불규칙, 순환의 리듬 속 도시 "자기만의 방 A Room of One's Own”,
갤러리 메일란, 서울
2023 초고도 성장시대의 도시풍경, 서울문화재단 후원,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단체전
2023 INFINITY OF SENSE, 더 소소, 서울
2022 親交: 멘토 멘티, 한원미술관, 서울
2022 기이한 감각국, 온수공간, 서울
2021 사람이 책이다, 예술공간 이포, 서울
2020 공상구락부, 아트스페이스 그로브, 서울
2019 일상기행문, 청년살이 발전소, 서울
수상 및 선정
2022 서대문구 청년작가 선정 및 작가지원금 선정
레지던시
2016 케츠케멧 국제도자스튜디오, 케츠케멧, 헝가리
작품소장
2021 이대서울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