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2차전지주 ‘롤러코스터 등락’ 주의보

에코프로 19.79%·에코프로비엠 17.14% 하락 “2차전지 투자 에너지 다시 쉽게 불붙기 어려워”

2023-07-27     이채원 기자
2차전지주가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이 쏠린 2차전지 관련주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등 주요 2차전지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9.79%(24만3000원) 내린 98만50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에코프로비엠은 17.14%(7만8000원) 내린 37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 거래일 대비 21.74%(1만8500원) 하락한 6만6600원에, 포스코퓨처엠과 포스코홀딩스도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3.21%, 5.71% 떨어졌다. 2차전지 관련주로 분류된 금양 역시 전일보다 22.47%(3만4200원) 하락한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9%(4만원) 하락한 54만원에 장을 닫았다. 코스닥 시총 1, 2위인 에코프로 형제를 비롯한 2차전지주가 흔들리면서 코스닥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8% 내린 883.79에 거래됐다. 2차전지 투자 열풍에 빚투 규모가 늘어 반대매매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신용융자잔고 증가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2차전지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반대매매 출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봤다.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0조596억원으로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유가증권시장이 9조9197억원, 코스닥 시장이 10조1399억원 수준으로 코스닥 시장에서의 신용융자 잔액이 더 컸다. 특히 빚투 자금의 대부분이 2차전지 테마주로 유입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의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관련 업체들 주가와 함께 주식시장 상황이 급반전됐다”며 “특별한 악재는 없었으나 코스닥 주가가 6~7% 흔들린 점을 볼 때 2차전지와 관련된 국내 주식시장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전했다.  그는 주가 변동성 만큼이나 거래대금이 급증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허 연구원은 “25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양시장 합친 거래대금만 63조원을 넘었는데 이는 LG 엔솔 상장하던 날 기록했던 63조원과 유사하다”며 “에너지가 분출되었다는 뜻이고 거래대금이 급증한 이후 주도주군의 상승 탄력은 약해지거나, 일정 범위 내에서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을 가질 확률이 높아 시장 에너지가 다시 불붙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2차전지주에 쏠림이 컸던 만큼 시장이 안정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한창 진행 중인 상승 추세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도 높다”며 “소외된 업종(반도체, 소비, 금융)
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관련주의 최근 추세상승에 따른 개인들의 단타매매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올라갔는데 신용거래 상환으로 추정되는 물량도 나오면서 개인 매도물량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펀더멘털 개선 대비 단순히 수급에 의해 급격하게 상승했던 특정 테마나 주식군은 하락으로 끝났던 경험이 존재한다”며 “짧게 보면 수급이 지배하는 장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길게 보면 특정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이 해소되면서 주가 변동성은 완화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수급 이탈로 인해 전반적인 주식 시장이 크게 하락할 경우에는 매수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개선이 뒷받침 되는 업종의 비중을 확대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7월 FOMC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2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수급 중심의 장세는 점차 실적 중심의 장세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며 “하반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반도체, 조선 업종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