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방통위원장 후보에 이동관 지명···野 반발 '불 보듯'
김대기 실장, 28일 브리핑 통해 공지 이동관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복원에 총력" 돌아온 'MB맨'···청문회 놓고 여야 '극한 대립' 예상
2024-07-2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지명했다. 이 특보는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홍보 요직을 두루 경험했는데, 당시 '언론장악'과 '방송개입'을 주도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 윤 대통령이 이 특보 방통위원장 지명을 강행하면서 야당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장관급 방통위원장 후보에 이 특보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언론계에 오래 종사하신 언론계 중진으로서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실 대변인과 홍보수석을 역임했다"며 "언론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다양한 인간관계, 리더십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분야 국정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이 특보를 소개했다. 브리핑룸에 동행한 이동관 지명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하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각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골몰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를 복원하고 자유롭고 소통이 잘 되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대한민국에도 BBC 인터네셔널이나 일본 NHK 국제방송처럼 국제신뢰, 인정받는 공영방송 있어야 한다"며 "언제까지 과거 틀에 갇혀 얽매여서는 안 된다. 이 방향에는 진보, 보수, 여야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명자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대변인과 홍보수석비서관,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 등 언론·홍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지명자는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이 TV조선 재승인 심사 관련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기소된 이후 줄곧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이 지명자가 자녀의 학교폭력을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그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방통위원장 지명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많았다. 방통위원장 지명자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야당은 이 지명자가 후보로 거론될 당시부터 후보 철회를 주장해 왔다. 여야는 청문회 개최 시기와 여부를 두고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청문회가 개최된다면 이 지명자의 '자녀 학폭 무마 의혹'과 '언론 길들이기 의혹' 등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지명을 두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특보의 내정과 관련해 "방송 장악을 현실로 해보겠다는 것이냐"며 "온 국민이 공감하기 어려운 이동관 임명 강행"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명 직후 논평을 통해 "이번 내정은 온전한 국민의 방송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지난 정권에서 편향과 불공정으로 일관하며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던 방송을 정상화하고, 온전히 국민의 품으로 돌려줄 인사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