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드는 영끌족’ 대출금리 상승일로

6월 예금은행 대출평균금리 5.17%…전월比 0.05%p↑ 2개월 연속 오름세…주담대 4.26%, 8개월 만에 상승

2023-07-30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의 대출‧예금 금리가 올해 5월과 6월 두 달 연속 올랐다. 6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8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고정금리는 물론이고, 치솟는 변동금리를 지켜보는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투자)’족의 수심은 깊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6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69%를 기록했다. 한 달 새 0.13%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저축성수신금리는 두 달 연속 상승했다. 3.83%를 기록했던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정기예금 등 순수저축성예금 금리(3.65%)는 한 달 새 0.15%p, 금융채 등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3.83%)는 같은 기간 0.12%p 올랐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특판과 글로벌 긴축 기조를 원인으로 꼽았다. 박 팀장은 “하반기 유동성 규제 비율 정상화를 앞두고 예금은행이 정기예금 특판 행사 등으로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선 영향”이라며 “주요국 긴축 기조 강화 움직임 등으로 시장금리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뿐만 아니라 대출금리도 전반적으로 상승세다. 전체 대출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17%로 한 달 새 0.05%p 높아졌다. 2개월 연속 오름세다. 가계대출(4.81%)은 일반신용대출과 보증대출이 내리면서 한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주담대에서 크게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4.21%에서 4.26%로 한 달 새 0.05%p 상승했다.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주담대 고정형 금리(4.20%)는 한달 만에 0.04%p 올랐고, 변동형 금리(4.41%)는 같은 기간 0.02%p 뛰었다. 박 팀장은 “주담대의 경우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 상승 폭이 확대됐다”며 “다만 일부 은행이 낮은 금리로 특판 행사를 실시해 전체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금리 조건별로 변동형의 주요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적용 월 기준으로 보합세를 나타냈다”며 “고정형의 주요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크게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기업 대출금리 역시 6월 5.32%를 기록, 전달 대비 0.12%p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금리는 5.25%로 한 달 새 0.08%p 올랐고,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5.37%로 같은 기간 0.14%p 뛰었다. 차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치솟는 금리에 채무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3분기 신용위험지수는 36이다. 2분기(34)보다 2p 높아졌고, 작년 3분기(31)에 비해 5p 상승했다. 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신용위험이 커졌다는 의미다. 3분기 예상되는 중소기업과 가계는 각각 36으로 전분기 대비 3p씩 상승했다.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14로 전분기와 동일했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3분기 기업 신용위험은 일부 취약업종 및 영세 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오는 9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대한 우려 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가계 신용위험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 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