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아랫사람에게만 책임 묻는 나라"···尹 정부 연일 '직격'
29일 페이스북···오송 참사 감찰에 '날 선 비판' 尹 정부와 대립, 총선 전 '존재감 키우기' 분석 유승민 "총선, 정치 변화시킬 중요한 계기"
2024-07-30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비판 논조를 이어온 유승민 전 의원이 이번엔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국무조정실 감찰 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 전 의원은 참사 지역 최고 책임자인 충북지사와 청주시장을 배제한 채 인사조치 등이 이뤄진 것에 대해 "아랫사람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나라"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총선 출마를 염두해 '존재감 키우기'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무조정실이 김영환) 충북지사, (이범석) 청주시장은 '선거로 선출되었고 법으로 임기가 보장되어 있어 정부가 조치할 수 없다'고 한다"며 "감찰 결과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감찰조사를 실시한 국무조정실은 참사 대응 책임을 물어 5개 기관 공무원 63명을 인사조치하고 34명을 경찰 수사 의뢰했다. 현재 국무조정실은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관리청장을 비롯해 이우종 충북도 행정부지사, 정희영 흥덕경찰서장, 신병대 청주시 부시장, 당시 충북소방본부장 직무대리 등의 해임·직위해제 건의·요청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이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부지사와 부시장은 참사에 책임이 있어서 경질했는데, 지사와 시장은 선출직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냐"며 "인사조치를 못하면 경찰에 수사 의뢰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부(副)는 정(正)을 보좌할 뿐인데, 부는 책임이 있고 정은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세상에 그런 감찰이 어디 있느냐"며 "선출직 지사와 시장은 책임은지지 않고 권력만 누리는 자리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부터 오송 참사까지, 대통령, 총리, 장관, 경찰청장, 지사, 시장 같은 높으신 분들은 책임도, 사과도 없고 아랫사람들, 일선공무원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나라"라며 "소중한 생명이 희생당한 인재가 발생해도 높으신 분들은 격노하고 질책만 하고 아무 책임도, 사과도 없는 나라"라고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날 선 메시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앞서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은 헌법 가치 중 자유 하나만 뽑아서 올인하는 분"이라며 "'자유' 하나만 쏙 빼서 그것만 추구하고 평등, 공정에 관심이 없다면 그건 가짜보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법정구속된 데 대해 윤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은 것,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풍수전문가 의견을 들은 것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이 총선 출마를 위해 본격적으로 '존재감 키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간 총선 출마에 말을 아꼈던 유 전 의원의 입장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총선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자 "제 입장에서는 총선이라는 게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계기"라며 "정치 변화를 제가 정말 절실하게 원한다면, 제가 미력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해서 백지 상태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