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미일 공조 대응해 중러 관계 강화···한반도 정세 '예측 불허'

北, 전승절 맞춰 중러 초청···관계 보강 나서나 8월 한미일 정상회의, UFS 예정···北도발 유력시 9월9일, 北 정권수립일···군사정찰위성 재발사 하나

2024-07-30     이태훈 기자
북한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지난 27일(6·25전쟁 정전협정체결일) 중국·러시아를 초청해 열병식을 진행하며 군세를 과시했다. 최근 강화되는 한미일 외교·군사적 공조에 대응해 북한도 중·러와의 관계를 보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의 추가 무력 도발도 점쳐지며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30일 복수 언론에 따르면 북한 '조선중앙 TV는'는 지난 28일 전날 열린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녹화 방영했다. 북한은 이번 전승절 행사에 리훙중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끄는 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했다. 이는 세계적 코로나19 사태 이후 북한 당국의 첫 외빈 초정으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과시한 것이다. 갈수록 강화되는 한미일 공조 움직임에 맞서 북한은 중·러를 우군삼아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특히 8월에는 한미일 정상회의와 연례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실드(UFS)가 예정돼 있다. 3국 정상회의는 내달 18일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다. UFS는 같은 달 중순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전례 없는 수위의 도발을 강행하고 있는 북한으로선 해당 일정에 맞춰 추가 군사도발을 단행할 것이 유력시된다. 만일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인다면 지난 5월31일 발사에 실패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재발사도 고려될 수 있다. 오는 9월9일이 북한의 정권수립일인 만큼, 도발 기조의 주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북한이 9·9절에 내세울 만한 것은 군사정찰위성"라며 "이번 러시아 대표단에 정찰위성 전문가가 포함됐고, 그로부터 조언을 받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신냉전' 기류의 심화 속에 북한도 중·러 의존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이 향후 대외 정책 기조를 어떻게 가져갈지도 주목된다. 북한의 자세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수위도 달라질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과 러시아가 정찰위성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에 대해 어느 정도 기술 협력을 하느냐에 따라 올해 가시화할 위협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총장은 "북한도 경제나 (중국이 개최하는) 아시안게임 등이 있어서 강대강 일변도로 가기 어렵고, 미국도 미군 월북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긴장 요인이 여전한 가운데 북미가 상황 관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