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실각說’…中매체들 韓 대북 첩보력에 의구심

한국 언론 보도 내용만 인용…중국 당국은 반응 없어

2013-12-04     신재호 기자
[매일일보] 중국 매체들은 국가정보원의 국회보고에서 촉발된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실각설과 관련해 과거 한국 첩보기관의 대북 최고 권력층 관련 정보가 결국 엉터리로 드러났던 사례를 거론하면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장성택 실각설과 관련해 중국 당국은 아직까지 전혀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4일 한국 언론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장 부위원장 실각설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했다.이날 환구시보는 “국가정보원이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 ‘11월 하순 북한이 당 행정부 내 장성택의 핵심 측근인 리룡하 제1부부장과 장수길 부부장을 공개처형한 이후 장성택 소관 조직과 연계 인물들에 대해서도 후속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환구시보는 그러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의 위독설 보도 등에서 보듯 한국 언론의 북한 고위층 관련 소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장성택 실각설’ 역시 아직은 진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환구시보는 “이번 소식 역시 여러 단계를 걸친 것이어서 진위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국정원 측이 외신 등에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또 한국 언론 매체들이 ‘장성택 실각’의 배경으로 각종 경제개혁조치를 거론하고 있지만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박봉주 총리의 현지시찰 보도 등이 계속 나오고 있듯 “북한의 대외경제 중시(정책)는 변화가 없다”고 주장했다.북한 경제개혁을 진두지휘하는 박 총리는 ‘장성택 라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환구시보는 이 기사 끝에서 평양주재 기자를 인용해 “(장성택 실각 소식이 나온) 3일 평양에서 관련 소식이나 전언은 일절 들을 수 없었다”며, “북한은 현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주기 준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중국 유력지로 꼽히는 경화시보(京華時報)도 이날 한국언론 보도를 인용해 장성택 실각설을 주요소식으로 보도했지만 “현재로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한편 홍콩의 친중(親中) 성향 언론 매체들도 환구시보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대표적인 친중 신문인 대공보(大公報)는 “한국의 대북 정보 수집과 판단에는 실수와 오판이 많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일의 자초지종이 확실치 않은 만큼 장성택의 실종이나 숙청 등의 소식에 대해 전문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한 채 관찰과 분석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신문은 특히 장성택의 생사는 북한의 내부 문제인 만큼 북중 관계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며 중국은 북한과 우호 관계 발전에서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