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명낙 회동'에도 내홍 수습 고심…'공천룰·기명투표' 뇌관
이재명-이낙연 만남 성사됐지만, 미묘한 입장 차 혁신위 등 당 개혁과 맞물리며 계파 갈등 조짐
2023-07-31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두 차례 연기 끝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이른바 '명낙 회동'이 이뤄지면서 계파 갈등 수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천룰과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등이 거론되면서 당 일각의 반발을 불러온 만큼 향후 쇄신안 향방이 당내 갈등 해결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전날(30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8일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회동에 대해 "여러 가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들었다"며 "윤석열 정권을 저지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부분에 전적으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 전 대표가 귀국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양측은 지난 7월 11일과 19일 회동할 예정이었으나, 수해 피해가 확산하면서 모두 연기했다. 이번 회동은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계파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두 구심점이 만나는 만큼 당 화합 여부에 이목이 집중됐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경선 당시 경쟁하는 과정에서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진 바 있다. 이어 지난 2월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비명계 이탈표가 대거 나오면서 양측 갈등이 증폭되기도 했다. 이번 회동에서 두 사람은 내년 총선 승리에 대한 당의 단합 중요성에는 의견이 모아졌으나, 이를 위한 각론에 있어서 미묘한 입장 차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총선 승리에는 당의 단합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반면, 이 전 대표는 혁신을 통해 단합하고 국민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단합'에, 이 전 대표는 '혁신'에 각각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양측이 총선 승리라는 대의에 공감한 만큼 향후 민주당이 총선 승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를 이루기 위한 세부 조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앞에 닥친 사안은 당 쇄신을 둘러싼 계파 간 이견이다. 가장 큰 갈등 조짐을 보이는 것은 공천룰이다. 민주당은 지난 5월 음주운전 전력자와 투기성 다주택자 등을 배제하는 등 공천안을 확정했지만, 최근 김은경 혁신위원장이 "국민들이 원하신다면 공천룰 문제를 안 다룰 수 없다"며 공천룰 혁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여기에 친명계 원외 인사들이 모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최근 '10대 공천 혁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현역 의원 중 50%는 물갈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비명계 반발을 샀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 기명투표 여부도 계파 갈등의 불씨다. 혁신위는 지난 7월 21일 국회의원 책임을 강화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무기명에서 기명 투표로 바꾸자로 제안했다. 이에 이 대표도 "투표 결과에 책임지는 게 필요하다"며 지원 사격하는 모양새다. 이에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체포동의안 기명 투표가 '비명계 찍어내기'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 혁신위의 쇄신과 관련 있는 사안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이 당내 계파 갈등 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백현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8월 중 이 대표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체포동의안 기명투표에 대한 기존 입장을 견지할지, 혁신위의 공천룰 쇄신에 힘을 실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