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1,000만 노인 시대 고령층 경제활동 지원책 마련해야
2024-07-31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매일일보 | 통계청이 지난 7월 27일 발표한 ‘2022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등록센서스 방식)’를 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국내 총인구는 5,169만 2,000명으로 전년 5,173만 8,000명 대비 0.1%인 4만 6,000명이 줄었다. 국내 총인구는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꾸준히 증가하다 2021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2년 연속 감소 흐름이 지속됐다. 인구 증가율은 1960년 3.0%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인구감소와 더불어 고령화 추세 역시 심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총인구를 연령 별로 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 수는 914만 6,000명으로 전년 870만 7,000명 대비 5.1%인 44만 명 증가했다. 반면 유소년인구(0∼14세)는 전년 대비 22만 8,000명(3.7%) 줄어든 586만 명으로 집계됐다. 유소년인구가 600만 명에 못 미친 것은 집계 이후 처음이다. 생산연령인구(15∼64세)도 3,668만 명으로 전년 1년 새 25만 8,000명(0.7%) 줄었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해야 할 유소년인구의 부양비는 16.0으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한 데 반해 노년부양비는 24.9로 1.4포인트 증가했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고령 인구수를 뜻하는 노령화지수는 전년 대비 13.1포인트 증가했다. 집계 이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중위연령은 45.1세로 전년 대비 0.6세 늘었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 7월 25일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고령층인구((55~79세)는 1,548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5%인 38만 4,000명 증가했다. 고령층 인구는 10년 전인 2013년 1,084만 5,000명에 비해 무려 463만 6,000명이나 늘었다. 역대 최대치였던 작년 같은 달 1,509만 8,000명보다 2.5%인 38만 4,000명 증가했다. 1,084만 5,000명이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0% 넘게 증가한 숫자다. 경제활동인구도 932만 1,000명으로 전년보다 34만 9,000명 증가했다.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60.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자는 912만 명으로 작년보다 34만 9,000천 명 증가했다. 고용률도 58.9%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령층 인구 가운데 68.5%인 1,060만 2,000명은 장래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2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운영위원회를 통해‘제3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종합계획(2023~2027)’을 발표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제1차(2013~2017)와 제2차(2018~2022) 노인 일자리 종합계획에 이어 ‘약자복지 실현’과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두고 초고령사회와 신노년 세대(베이비붐 세대)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노인 일자리 정책 추진 방향을 담고 있다. 핵심은 1,000만 노인 시대에 대비해 2027년까지 노인인구의 10% 수준으로 노인 일자리를 확충하는 방안이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올해 950만 명가량인 65살 이상 노인인구는 2025년에는 무려 1,000만 명을 넘어 2027년 1,167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노인 가운데 80살 이상 초고령 인구 비중도 2021년 23.6%에서 2040년에는 32.5%로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사회는 내후년부터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노년층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가 된다. 특히 인구 규모가 큰 베이비 부머(1955~1963년생) 약 697만 명이 2020년부터 노년기로 진입하고 있다. 이처럼 빠른 속도로 노인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정부가 내놓은 일자리 확충 계획은 생색내기에 그치는 수준이어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 노인 일자리 비중이 전체 노인 950만 명의 9.3%인 88만 3,000명 수준인데, 4년 뒤인 2027년에도 10%인 117만 명으로 고작 0.7%포인트만 높이겠다는 다소 초라한 계획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1,000만 노인 시대를 앞두고 정부가 현재 88만여 개인 노인 일자리를 2027년 노인인구의 10% 수준인 120만 개로 늘리고, 신규 노년층으로 진입하는 ‘베이비붐 세대’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정부는 노인 일자리를 ① 75세 이상 후기 노인이나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익활동형 일자리, ② 베이비 부머 등 아직 일할 능력이 충분한 전기 노인(65~74세)을 위한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 ③ 기업에 인센티브를 줘 노인 고용을 촉진하는 민간형 일자리 등 크게 3가지로 분류하고, 1,000만 노인 시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현재 88만여 개인 노인 일자리를 2027년 노인인구의 10% 수준인 120만 개로 노인 일자리 규모를 확충하는 것을 목표로 공익활동형 일자리는 안정적으로 제공하여 수요에 대응하고,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와 민간형 일자리는 전체 노인 일자리의 40% 이상으로 확대해나간다. 특히 신규 노년층으로 진입하는 ‘베이비붐 세대’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사회 서비스형·민간형 일자리는 규모뿐 아니라 비중 또한 크게 늘린다. 지역사회 공익 증진을 위한 공익활동형 일자리는 저소득·75세 이상 근로취약계층 등을 주 대상으로 하며 노인이 다른 취약 노인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나 종이팩 재활용, 농촌·해양 폐기물 수거 등을 포함한다. 그런데 정부는 현재 노인 일자리의 69%인 공익활동형 일자리를 2027년까지 60%로 낮추고,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와 민간형 일자리 비중을 31%에서 40%로 높이겠다고 이날 밝혔다. 80세 이상 초고령 노인 비중이 2040년에 31.5%로 높아질 전망인데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소득 보장 기능이 강한 일자리 비중을 되레 줄인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또한 사회 서비스형 일자리를 계속 늘리되 지금처럼 10개월 계약에 월 71만 원(월평균 60시간)을 주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생활임금을 보장하는 더욱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이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2050년쯤에는 한국이 가장 나이 든 나라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2018년에 고령사회에 접어들었고, 2027년 전체 인구 중 노인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2021년 기준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4.9%)보다 월등히 높은 37.6% 수준이다. 공적 연금소득이 충분치 않아 가난한 노인이 많은 탓이다. 정년퇴직 연령인 60세와 국민연금 수급 연령인 63세(2028년 64세, 2033년 65세, 2035년 67세)가 서로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소득 공백 기간도 갈수록 늘어난다. 현재는 3년 정도지만 2028년부터는 4년, 2033년부터는 5년으로 늘어난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 확충과 고령자 고용 지원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자하지 않으면 가난한 노인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나라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4.1명(2020년 기준)으로, 여전히 OECD 국가 중 최고였다. OECD 평균(11.0명)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2배 이상이다. 이것 역시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이 중요한 이유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노인 일자리를 크게 줄이는 내용의 관련 예산안을 편성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다시 증액한 선례가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7월 23일 ‘제3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담화를 통해 “청년과 노년 세대에 새로운 연대가 필요한 때”라면서 “노인을 내버려 두지 말고, 포용하자.”라고 당부했다. ‘노인 포용’과 ‘노인과의 관계성’이 우리 사회에 제대로 존재하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초고령사회에서 정부의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포용의 자세가 요구된다.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서울시자치구공단이사장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