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株 투자광풍에 예탁금·빚투 폭증
7월 투자자예탁금 전월 대비 4조↑… 신용융자 7천억↑
2024-08-01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 이채원 기자 | 2차전지 열풍에 지난달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도 크게 늘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8일 기준 55조7294억원으로 6월 말(51조8441억원)에 비해 4조원 넘게 증가했다. 27일에는 58조19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7월 1일(58조73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대 규모를 나타내기도 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대기성 자금으로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나서 찾지 않은 돈을 말한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주가 변동성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점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고 봤다. 7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27조300억원으로 전달(19조1000억원) 대비 41%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27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27조4530억원) 이후 처음이다. 거래대금도 급증했다. 지난달 26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친 거래대금은 62조8000억원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코스닥 거래대금은 26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은 에코프로가 150만원으로 오르며 최고가를 기록한 날이다. ‘빚투’도 급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말 19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28일 20조1000억원까지 7000억원 증가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2차전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몰린 투기 심리가 이차전지 매수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 종목 주가가 계속 오르자 투기적인 투자 심리를 느낀 투자자들이 기존에 보유한 종목을 팔아서까지 이차전지 주를 사들이는 수요가 많은 것 같다” 지적했다. 2차전지주에서도 낮은 밸류에이션을 가진 종목을 선별해 투자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 및 3분기부터 나타날 본격적인 판가 하락으로 2차전지 업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면서도 “고객사의 판매 지역 및 신차 출시 효과로 오히려 배터리 출하량 증가 및 수익성 개선도 가능한데 경쟁 업체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 매력 높은 삼성SDI Top pick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