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乙’ 자영업자, 금리에 울고 수수료에 운다
플랫폼 입점업체 비용부담 ‘높은 수준’ 고금리에 수수료까지…경영난 심화 우려
2023-08-03 김혜나 기자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배달과 숙박업에 어플리케이션 문화가 본격적으로 정착하며, 관련 플랫폼 입점업체 대부분은 높은 수수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플랫폼에 입점한 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협상력의 차이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실을 반영한 실질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오픈마켓과 배달·숙박·패션앱 등 온라인플랫폼 입점업체 1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유통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입점업체가 체감하는 비용 부담은 상대적으로 배달앱과 숙박앱 분야에서 높았다. 현재 비용 부담 적정성에 대한 체감도는 100점 만점 기준으로 △패션앱(51.7점) △오픈마켓(44.9점) △숙박앱(32.8점) △배달앱(32.3점) 순이었다. ‘매우 부담’ 또는 ‘부담된다’고 응답한 업체의 비율은 △배달앱(64.7%) △숙박앱(62.3%) △오픈마켓(36.0%) △패션앱(29.0%) 순이었다. 달마다 부담하는 광고비는 숙박앱 입점업체가 평균 89만9110원, 배달앱 입점업체가 평균 19만1289원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3고’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에겐 추가적인 부담이 되는 셈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 자율적으로 거래관행을 개선, 여의치 않으면 법제화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후 합리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 중이다. 고공행진하는 금리도 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세금 및 각종 부담금 인하를 꼽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올해 경영 애로사항으로 △임차료 상승과 각종 수수료·세금 부담(21.1%) △수입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매입비 부담(17.2%) △고금리 지속, 만기도래 등 대출 상환 부담(16.7%) 순으로 답했다. 가장 필요한 정부의 지원 정책으로는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또는 인하(19.0%) △저금리 대출 등 자금지원 확대(18.5%) △소비심리 회복을 위한 소비 촉진 지원(16.6%) 등으로 응답했다. 자영업자발 부실 리스크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23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가계 및 기업 부채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향후 높은 금리수준이 지속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취약 차주 및 자영업자, 한계기업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금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팬데믹을 거치며 배달 전문 가게가 우후죽순 늘어 플랫폼 내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고 체감 중인데, 상위권 노출을 위해선 추가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모두가 어렵겠지만 엔데믹만 바라보고 빚을 내가며 가게를 겨우 유지해왔던 입장에선 높은 금리도, 플랫폼 수수료도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