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흑해서 러 유조선 공격…수출 거점 공세 가속
크림판도 인근 SIG 공습…개전 후 첫 러 해안서 공격 감행 우크라, 러 항구 6곳 위험지역 경고…흑해 일대 전선화 분석
2024-08-06 박성현 기자
매일일보 = 박성현 기자 | 우크라이나가 원격조종 드론 보트를 이용해 흑해에서 러시아 유조선을 공격했다. 우크라가 러시아의 원유 주요 수출항을 공습해 흑해 일대가 이번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는 지난 4일 밤 11시 20분께 폭약 450㎏을 실은 해상드론으로 흑해와 아조우해를 잇는 크림반도 인근 케르치 해협 남쪽에 있는 러시아 유조선 SIG를 공격했다. 우크라는 "이번 특수 작전은 우크라 영해서 보안국(SBU)과 해군의 합동으로 이뤄졌다"며 "유조선에 연료가 가득 실려 있어 멀리서도 불꽃놀이를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해상·내륙 교통청은 해상드론으로 유조선의 엔진실 쪽에 구멍이 생길 정도의 타격을 받았지만 침몰하지 않았다며 크림대표 통행이 3시간가량 중단됐다가 재개됐다고 했다. 이번 드론 공격을 받은 SIG는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는 시리아 내 러시아 군에 제트 연로를 공급한 건으로 미국의 제재 대상 목록에 올라 있다. 또한 우크라가 또 다른 해상 드론으로 러시아의 흑해 주요 수출항인 노보로시스크에 있는 해군기지 내 군함을 공격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으며 지난해 2월 개전 후 처음으로 우크라 해군이 러시아 해안에서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앞서 우크라는 4일 노보로시스크 러 해군기지에 있는 해군 상륙함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를 공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공격당한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호 좌현이 심하게 기운 채로 항구로 예인되는 모습이 영상으로 확인됐다. 이번 공격은 우크라산 곡물의 해상 수출을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을 중단한 러시아가 흑해와 다뉴브강 일대의 우크라 곡물항을 공습한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양국이 흑해를 둘러싼 상대방의 수출 거점을 앞으로도 계속 공격할 것으로 전망돼 흑해 일대가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는 이날 성명으로 아나파, 노보로시스크, 겔렌지크, 투압세, 소치, 타만 등 러시아 흑해 항구 6곳을 전쟁 위험 지역에 속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우크라 전쟁의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며 "우크라는 러시아에 가장 중요한 석유와 연료 수송 선박을 목표로 삼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크라의 유조선 공격에 대해 "야만적 행위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대응 없이 방치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조직한 이들은 반드시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고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이날 CNN 방송으로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순항 미사일 '칼리브르로'로 남부 자포리자와 서부 흐멜니츠키 지역을 타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