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사태 놓고…여 "文 정부 준비 소홀" vs 야 "뻔뻔한 尹 정부"
온열질환자 다수 발생하며 한때 중단 위기 여야, 각각 전·현 정부 탓하며 책임 공방
2023-08-06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폭염 대책 미비 등으로 파행 논란이 불거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를 놓고 연일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당은 이전 정부인 문재인 정부의 행사 준비 소홀을 문제 삼는 반면, 야당은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며 맞서고 있다. 국제 행사 과정에서 참여국의 '줄퇴소' 등 문제들을 노출한 만큼 여야 간 대립도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6일 정치권과 정부에 따르면 참가국의 조기 퇴소(퇴영) 선언과 다수의 온열 환자 발생 등으로 파행 국면에 몰렸던 잼버리 대회가 정부의 총력 대응으로 급한 불을 끈 모양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6일까지 사흘 연속 전북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현장을 찾아 긴급 지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참가자들의 의견을 듣고 문제점을 파악해 확실히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정부의 개선 의지에 다수 참가국은 잔류를 결정, 오는 12일까지 중단 없이 대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정치권은 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해 책임 소재를 서로에게 겨누며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은 전임 정부의 부실한 준비가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는 입장이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지난 5일 논평에서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 행사인 새만금 잼버리가 개최되자마자 온열병 환자가 속출하는 등 부실 준비와 운영 미숙이 지적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의 외화내빈(外華內貧·겉은 화려하나 속은 빈곤)식 부실 준비로 위기에 처한 새만금 잼버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바로잡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개막한 잼버리 대회는 폭염으로 인해 온열질환자가 다수 발생한 데 이어, 비위생적인 화장실 등 각종 시설 미비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성명을 내고 "한국스카우트연맹에 예정보다 일찍 행사를 종료하고, 참가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지원하는 대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대회 파행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와 여당이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도 등이 주도해 온 기존 행사 운영에서 벗어나 정부가 직접 챙길 것을 지시했다"며 "이런 와중에서도 민주당은 문 정부와 소속당 전·현직 전북지사의 무책임한 작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윤 정부를 비난하는 등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야당은 현 정부의 총체적 부실 대응을 이전 정부에 떠넘긴다는 주장이다. 잼버리 대회 유치 등은 전임 정부에서 했지만, 폭우나 폭염 등 비상 상황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6일 국회 브리핑에서 "사실상 조직위를 진두지휘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대책을 다 세워놓았다'고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며 ”무슨 대책을 세워놨길래 이 지경이 됐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윤 정부는 '남 탓'으로 열심히 책임 회피에 매진 중이다. 정말 뻔뻔한 정부"라며 "대통령, 총리, 장관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책임에서 도망치려고 하지만, 모래 속에 머리를 박은 타조의 모습에 불과하다는 점을 분명히 알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