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부부합산소득 현실화 "개선의지 다행이지만…"
전문가들 "제도 현실화 움직임은 긍정적" "부채 뇌관 건재, 진짜 문제는 공급" 지적
2024-08-07 이소현 기자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정부 여당이 신혼부부 특례 주택자금 특례대출 소득기준 현실화에 나선 가운데 현장 및 업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무주택자 및 투자자들이 가계 부채 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내 집 마련 희망자들이나 부동산업자들은 대출규제 완화가 아닌 공급 확대 쪽으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 청년정책네트워트 특별위원회는 주택 마련 관련 대출을 위한 부부합산 소득 현실화 방침이 담긴 청년 정책안을 이번 주 최종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는 신혼부부가 정부 특례 주택자금 대출을 받으면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원 이하이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고소득자 또는 맞벌이 부부의 경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임에도 혜택을 입을 수 없는 문제 등이 발생해 왔다. 심지어 대출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를 미뤄 미혼으로 보이거나, 부부가 각자 전세대출과 주담대를 실행하는 등의 변칙 거래도 발생해 왔다. 정부 여당 차원에서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한 시장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신혼부부의 경우 경제활동 연한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부동산은 자기자본만으로 살 수 없는 만큼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전략을 짜는 것은 적절하다"고 밝혔다. 현재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젊은층이 현금 마련하기 부담스러운 만큼 대출 규제 완화는 시의적절하다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 신혼부부들의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라면서 "정부 입장에선 득이 많냐 실이 많느냐를 갖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필요 이상의 대출 규제완화는 오히려 가계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 밖에 초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현장에서 나온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 규제완화는 가계부채만 늘린다"며 "청년 대상 공급 확대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성남의 A씨 부부도 "대출이 나온다고 해서 집을 살 수 있는 가격인가"라며 "그나마 저렴하게 나오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을 기다리면서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