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내 집 마련 여전히 ‘바늘구멍’

신혼부부 대출‧청약 등 소득기준 낮아 제약 여당, 전세대출 소득 7000만→1억원 상향 검토 중

2023-08-07     권영현 기자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거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 비례해 신혼부부 등 젊은층의 내 집 마련도 어려워지고 있다.

청약‧대출 제약으로 특별공급 신청이 어려운 관계로 혼인신고를 미루는 편법동원도 부쩍 늘고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에 공급된 민간 아파트 7개 단지의 신혼부부 특별 공급 배정 물량은 155가구로 집계됐다. 여기에 총 6215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40.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93가구 모집에 1만2090명이 접수해 경쟁률 130대 1을 기록한 생애 최초 유형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서울 등 인기지역에 대한 청약경쟁 과열은 자연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진입장벽도 높였다. 청약통장 및 청약자격 매매, 위장전입 등 부정청약이 난무하는 이유다. 실제로 부정청약은 지난 2022년 하반기에만 159건이 적발돼 국토교통부가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현재 신혼부부 특별공급 유형 청약 조건은 혼인신고 7년 이내의 무주택 부부를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 우선공급(50%) 소득기준에 해당되려면 외벌이의 경우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월평균 소득 100% 이하(3인 이하 기준, 월 650만원), 맞벌이는 100~120%(650만~781만원)여야 한다. 일반공급 20%는 외벌이의 경우 도시근로자 가구원수별 월평균소득 기준의 100~140%(650만~911만원), 맞벌이의 경우엔 120~160%(781만~1041만원)까지만 청약이 가능하다. 생애 최초 유형 우선공급(50%)이 130%이하(3인 이하 기준, 월 846만원), 일반공급(20%)이 130~160%(846만~1041만원)인 것과 비교해 보면 크게 이점이 없는 셈이다. 특히 생애 최초 유형에는 1인 가구더라도 부동산 가액이 3억3100만원 이하일 경우엔 추첨제(30%)에 청약도 가능하다. 또한 맞벌이 신혼부부의 경우에는 주택도시기금이 운영하는 저리 대출 상품도 이용하기 어렵다. 연 1~2%대의 저금리로 전세금을 빌려주는 청년전용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도 신혼가구의 경우 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여야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미혼일 경우에는 개인 연소득 5000만원까지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최모(29)씨는 “내년 하반기 결혼하려고 준비 중인데 둘 다 직장생활을 해서 대출 면에서 제약이 있다”며 “둘이 합산 연봉을 계산하면 오히려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결혼식은 올렸지만 혼인신고는 하지 않은 이른바 ‘위장미혼’이나 혼인신고를 하면 미혼 때보다 불리한 점들이 생긴다는 의미의 ‘결혼 페널티’ 등의 신조어들도 등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같은 비현실적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이르면 이번 주 중 새로운 신혼부부 주거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측은 최근 "신혼부부 특례 주택자금 대출 소득 기준을 현행 7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상향해 맞벌이 신혼부부가 특례 주택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혜택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