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공 취지 맞아?… ‘금수저 분양’ 여전
용산 '호반 써밋 에디션' 특공 90대 1 '뉴홈' 수방사 부지 121대 1 경쟁률 고금리에 규제 완화, 특공 진입장벽 높아져
2023-08-07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서울 내 일부 단지에서 비싼 분양가와 높은 진입장벽으로 정작 간절한 청년‧신혼부부들이 내 집 마련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이들은 특별공급에서도 밀려나고 있어 제도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분양된 서울 용산구 ‘호반써밋에이디션’은 1순위 평균 162.69대 1로 세자릿수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와 비례해 특별공급 청약에서는 전용 84㎡ 기준 경쟁률 355대 1이다. 전체적으로는 25가구 모집에 2251명이 몰리며 평균 9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해당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16억원대로 3.3㎡ 당 4600만원 수준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4~5억원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공급 9억원 상한선이 풀리면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제한이 없어졌다. 기존 특별공급은 분양가 9억원 이하에서만 공급됐으나 정부가 이 같은 상한선을 없앤 것이다. 앞서 지난 1월 정부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의 투기과열지구·분양가상한제지역 등 규제지역을 해제했다. 이로써 기존 특공이 금지됐던 ‘분양가 9억원 초과 아파트’에서도 특별공급이 가능해졌다. 해당 단지는 전용 84㎡ 7가구가 신혼부부 특공으로 배정돼 있는데, 현실적으로 신혼부부 특공에 10억원 이상의 분양가는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울러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거나 현금이 많은 금수저 신혼부부를 위한 청약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금수저 특공 논란은 공공분양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뉴:홈’ 사전청약 공급지구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 부지의 청약 접수 결과 255가구 공급에 7만200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283대 1을 기록했다. 특별공급은 176가구 공급에 2만1000명이 신청해 121대 1을 기록했다. 추정 분양가는 전용 58㎡ 기준 8억7000만원대로 주변 아파트 시세에 비해 5억원 정도 저렴하다. 이에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얘기도 나왔다. 수방사 부지 공공주택의 분양가는 8억원이 넘는데 소득 제한(3인 가구 기준 650만9452원 이하)이 걸려 있다. 특히 사회초년생은 대출을 받더라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자기자본금 3억원으로 전세를 살던 사람이 수방사 뉴홈을 분양받으려면 5억7000만원을 대출받아야 한다고 계산했다. 매월 245만원씩 부채를 갚아야 하는 셈이다. 청약제도의 잦은 변경이 특공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H가 지난 2월 공급된 3개 지구 ‘뉴홈’의 사전청약 당첨자에 대해 적격 여부 조사를 마친 결과 전체 1798명의 당첨자 가운데 16.1%인 290명이 최종 부적격처리됐다. 이들 3개 지구 뉴홈은 청약 경쟁률이 평균 15.1대에 이를 정도로 수요자들이 몰렸고 지난 3월 말 당첨자가 발표됐다. 청약제도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적용된 지난 1978년 이후 지난 45년 간 무려 162차례에 걸쳐 개정이 이뤄졌다. 이는 연평균 3.6회에 변경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일부 고분양가 단지에 국한된 만큼 다른 기회를 살펴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현재로써는 신혼부부 입장에서 용산 같은 고분양가 지역은 피할 수밖에 없다”며 “용산 ‘호반써밋에이디션’이나 수방사 뉴홈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싼 경우기 때문에 더 낮추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남양주왕숙이나 안양매곡 등을 노려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