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5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 진단…"반도체 수출 큰 폭 증가"

7일 한국개발연구원 '8월 경제동향' 발표 '경기 저점' 이어 '점진적 완화' 분석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 여전히 높아"

2023-08-08     염재인 기자
지난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이 개선되면서 우리 경제의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경기 저점'에 이어 이달 '경기 부진 완화'로 평가하면서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요인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등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은 우려 요소란 분석이다. 

KDI는 지난 7일 발간한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달 "우리 경제가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밝힌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하반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구체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KDI는 지난 1월에 경기가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힌 뒤 3월 경기 부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어 5월까지 경기 부진 국면으로 진단한 뒤 6월에는 3개월 만에 경기 저점론을 시사했다.  '경기 부진 완화' 진단의 주된 배경은 반도체 경기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기준 4월에 1.3% 감소했다가 5월에 8.1%로 반등한 뒤, 6월에 21.6% 늘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도체 생산 감소 폭은 마이너스(-)18.7%에서 -15.9%로 줄어든 반면, 출하는 -20.5%에서 15.6%로 증가하면서 재고가 80.7%에서 49.1%로 떨어졌다. KDI는 "반도체 생산 감소 폭이 축소되는 가운데, 출하와 재고 지표들이 개선되고 수출 물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반도체 경기의 부진 완화를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증했다"고 말했다. 
수출입
7월 수출의 경우 1년 전보다 16.5% 감소해 전월(-6.0%)보다 감소 폭을 확대했다. 이는 조업일수 변동과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에 기인한 것이며, 수출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내수도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6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3.5% 늘어 전월(1.9%)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소매판매도 내구재를 중심으로 1.4% 늘어 전월(-0.6%)보다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대비해 수입차 구매가 늘어나면서 승용차가 21.2% 뛴 영향으로 해석된다.  6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만3000명 늘어 호조세를 지속했다. 서비스업(41만6000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제조업 고용 감소 폭(-1만명)도 축소하면서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  경제심리지수도 상승세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2로 6월(100.7)에 이어 두 달째 기준치 100을 웃돌았다.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다만 글로벌 경기 부진 등 대외 위험 요소들이 우리 경제의 하방 압력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최근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요인과 기상 여건 악화로 곡물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증대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